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표 경선을 앞두고 당권 경쟁이 여권 내부 권력 싸움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나경원 의원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잇따라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자 이른바 친윤(親尹)·친한(親韓) 계파 간 흠집 내기가 표면화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경선 룰 개정을 놓고도 민심 반영 비율을 더불어민주당(25%)보다도 적은 20%로 확정해 당 쇄신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당이 4·10 총선 참패 이후 반성과 쇄신을 하지 않고 외려 내부 분열 속에서 권력 주도권 장악을 위한 줄 세우기 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한심한 여당’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집안싸움에 몰두하는 사이 민주당은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해 3권 분립, 언론 자유 등을 침해하는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에 맞서 힘을 모아야 할 여당이 내홍으로 당력을 소모하고 있다. 여당의 당권 주자 진영은 총선 참패 책임 전가 논쟁을 하면서 세간의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등을 거론하며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대표 경선에 나서는 인사들은 계파 세몰이식 당권 싸움에서 벗어나 정당 쇄신과 경제·민생 살리기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경쟁해야 한다. 한 전 위원장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에 집중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지만 미래 성장 동력 점화와 경제·민생 및 저출생 문제 해법, 노동·연금 개혁 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또 자신이 지휘했던 총선 패배에 대해 이제라도 직접 평가를 내놓아야 한다. 총선 직후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며 사퇴한 지 몇 달 만에 지휘봉을 다시 잡으려는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원외 인사로서 거대 야당의 폭주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도 밝혀야 할 것이다. 한 전 위원장과 나 의원 등 당권 주자들은 무기력하고 안이한 ‘웰빙 당’을 어떻게 환골탈태시키고 수직적 당정 관계를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친윤 세력도 정치적 역풍을 맞지 않으려면 전당대회에서 특정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하는 움직임을 보여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