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日 상장사, 사상 최대 157조 배당한다…'소비 효과' 기대

닛케이 집계 결과 상장사 40% 배당 확대

배당 총액 4년 연속 최대 기록 경신 전망

가계로 돌아가는 배당 규모 3.6조엔 달해

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일본 상장사들의 배당 규모가 올해도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늘어난 가계 소득이 실질 소비 효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일본 상장기업 2200곳을 집계한 결과 40%(900곳)가 2025년 3월기(2024년 4월~2025년 3월) 배당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을 확대하는 상장사 수가 늘어나는 것은 3년 만이다. 배당 총액은 18조 엔(약 157조 6134억 원)으로 전기 대비 8% 증가하며 4년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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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배당 확대는 가계 자산 증대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증권업협회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일본의 개인 주주는 2489명으로 전년 대비 32만 명 증가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 주식 비중은 20%로 나타났다. 이에 기반해 단순 계산할 경우 올해 가계로 돌아가는 배당은 3조 6000억 엔 규모에 이른다.

배당 소득 확대가 소비로 이어질 경우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공들이고 있는 ‘투자→고용·임금→소비’ 선순환 고리에도 탄력이 붙는다. 쿠마노 히데오 제일생명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8조 엔 규모의 배당이 이뤄질 경우 실질 소비는 5000억 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1%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쿠마노 이코노미스트는 “배당 수익은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보다 소득 증가의 실감을 얻기가 쉽다”며 “고령자를 중심으로 소비를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상장사들이 적극적으로 배당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정부와 도쿄증권거래소의 자본 효율 개선 요구가 있다. 일본 기업들은 지난해 엔저와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다. 일본 상장사(금융 제외)의 2024년 3월기 자기 자본 비율은 42%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쌓아둔 이익잉여금을 주주 환원으로 돌리지 않으면 자본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도 배당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쓰이물산은 2025년 3월기 연결 순이익이 전기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연간 배당을 200엔으로 종전 대비 30엔 인상할 예정이다. 모리나가유업은 지난해 부동산 매각 이익에 따른 기저 효과로 같은 기간 순이익이 6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품 판매량을 증가하는 등 본업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자사주 매입을 100억 엔 규모 확충하는 등 주주 환원 정책을 실시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기업이 주주 환원과 함께 인적 자본이나 성장에 자금을 얼마나 투자할지 역시 과제”라며 “기업 가치의 지속적인 향상으로 이어지면 투자 자금을 더 불러들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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