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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할 땅이 없다’…입체복합화 사활 건 서울시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지구단위계획 초안 공개

지하에 버스터미널…옥상부엔 전망대 설치

차량기지 사업화 전략 및 기본구상도 수립 중

버스차고지·간선도로 위에는 주택 건설 예정

"수요 있을만한 곳 선택적으로 개발해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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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용지 부족에 직면한 서울시가 대형 개발 및 주택 공급을 위해 ‘입체복합개발’ 카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입체복합개발은 기존에 활용되고 있던 부지 위에 서로 다른 용도의 건축물을 짓는 개발 방식으로, 주로 버스터미널, 철도차량기지 같은 시설이 대상이 되고 있다. 다만 입체복합개발은 인공 대지 조성 등에 많은 비용이 드는 만큼 사업성을 면밀히 따져봐야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부터 2주 동안 ‘동서울터미널 부지 지구단위계획 지정 및 결정안’을 주민에 공개한다. 지어진 지 37년이 지난 광진구 동서울터미널은 현재 터미널 기능을 지하로 넣고 지상을 최고 40층 복합 시설로 개발하는 현대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 등이 시행을 맡아 시와 용적률, 건물 형태 등을 협의해 왔고 이날 그 결과물이 공개된 것이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미국 뉴욕 출장 중 철도부지 상부를 개발한 ‘허드슨 야드’를 찾았을 때 언급했을 정도로 서울의 대표적인 입체복합개발 사업으로 꼽힌다.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에 따르면 기존의 버스터미널은 지하 1~지하 3층에 조성된다. 용도지역은 전체 10만 261㎡ 면적 중 약 88%가 준주거지역이며 용적률은 최고 400%, 건폐율은 60%, 높이는 최고 200m로 정해졌다. 옥상부에는 전망대가 설치되며 공사 기간에는 인근의 구의공원을 임시 터미널·주차장으로 쓰기로 했다. 최종안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후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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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시는 ‘2040 도시기본계획’에서 기반시설 입체화를 주요 목표로 제시하고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수서차량기지다. 시는 차량기지를 인공 데크로 덮고 그 위에 업무·주거·문화시설을 조성한다는 구상을 세우고 현재 사업화 전략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중랑구 신내차량기지, 성북구 이문차량기지 일대 개발을 위한 기본 구상도 짜고 있다.

면적이 비교적 작은 기반시설 위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은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서대문구 연희동 빗물펌프장 부지에 추진되는 대학생 행복주택 건립 사업은 지난 3월 사업 승인을 받아 오는 9월 착공이 예정돼 있다. 송파구 장지 버스차고지 상부에 공공주택을, 중랑구 신내IC 북부간선도로를 덮고 그 위와 인근에 아파트 및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은 내년 하반기 착공이 목표다.

입체복합화가 활발히 추진되는 것은 서울의 개발 수요가 높은 데 비해 대규모 가용지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에서 신규 지정된 택지개발지구 및 공공주택지구 면적은 최근 10년(2014~2023년)간 47만 4000㎡로, 이전 10년(2004~2013년)간 1639만 9000㎡에 비해 급감했다. 시가화가 확산하며 과거엔 외곽이었던 차량기지·차고지 등이 이제는 시내에 위치하게 됐다는 점도 복합개발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입체 복합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입체 복합개발은 대부분 기존의 기능을 지상에 남기고 그 위에 인공대지를 만드는 방식이라 일반 개발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든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모든 차량기지·차고지를 개발하기보다는 입체화를 했을 때 실제로 수요가 있을 입지를 면밀히 따져보고 선택적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사업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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