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동북아 첨단 제조혁신허브, 경북'을 주제로 열린 스물 여섯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경산=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 역사관에서 최외출 영남대 총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윤석열 대통령이 20일 경북의 산업구조를 첨단·에너지 산업 중심으로 재편해 지방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지방 시대에는 세금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나눠 걷는 게 목표”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서 ‘동북아 첨단 제조 혁신 허브, 경북’을 주제로 한 26번째 민생 토론회를 주재하고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지방에서 민생 토론회를 주재한 것은 3월 충북 이후 석 달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지역이 도약하려면 무엇보다 산업구조 혁신이 전제돼야 한다며 경북에서 수소·원전 등 에너지 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경주에 3000억 규모의 소형모듈원전(SMR)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경북을 ‘SMR 거점’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6기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위치한 경북은 ‘원전 산업 전 주기 역량’이 결집돼 있어 SMR의 경쟁력을 키우기 최적지라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SMR 산업을 이끌 혁신 기자재 기업 지원을 위해 내년까지 산업통상자원부가 800억 규모의 ‘원전 산업 성장펀드’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청정수소 생산 또한 경북 발전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포항과 울진을 잇는 약 8000억 원 규모의 ‘동해안 수소경제 산업벨트’ 조성을 지원해 경북을 수소 산업의 허브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포항과 울진에는 각각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가 조성 중이다. 수소 운송에 필수적인 ‘수소 배관망’ 건설 자금으로는 ‘지역활성화 투자펀드’가 활용된다. 아울러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구미산단에는 2026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설계 검증을 위한 ‘연구개발(R&D) 실증센터’도 설치된다.
지역 경제에 역동성을 더할 스타트업과 스마트팜 육성 계획도 공식화했다. 윤 대통령은 “300억 원 규모의 지역 혁신 벤처펀드를 만들겠다”며 “경북을 스마트팜의 거점으로 키우고 ‘혁신 농업 타운’ 성공 모델을 확산시키겠다”고 했다. 이외에 정부는 포항 호미곶에 1300억 원 규모의 국가 해양생태공원을 조성하고 3조 4000억 원 규모의 ‘영일만 횡단 고속도로’ 건설도 신속 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대구와 경북 행정 통합에 대한 지원 의지를 피력하며 ‘지방 시대’ 운영 청사진도 내놨다. 윤 대통령은 “법인세와 소득세를 중앙과 지방정부가 반반 가르고 중앙정부 차원의 국가 사업은 그것대로 밀어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교부금을 주는 형태가 아닌 재정 측면에서 지방정부의 자치권이 확대돼야 제대로 된 지방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록물이 전시된 영남대 역사관을 찾는 등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부각하며 대구·경북(TK) 민심을 다졌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근본부터 크게 바꿔 놓은 새마을운동 발상지가 청도군”이라며 “우리 정부의 지방 발전 정책도 새마을운동 정신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