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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엔터 通] K엔터 발전·자본 유입 가로막는 경영권 분쟁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거대자본 유입 제한

민희진-하이브, SM엔터-첸백시, 래몽래인 등

"거버넌스 투명화·고도화되어야 퀀텀점프 가능"

배우 이정재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콜라이트’(연출 레슬리 헤드랜드)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김규빈 기자 2024.06.05배우 이정재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콜라이트’(연출 레슬리 헤드랜드)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김규빈 기자 2024.06.05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로 성장해야 할 K엔터 산업이 경영권 분쟁과 거버넌스 문제라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불투명한 의사결정구조와 아직 제대로 시스템화되지 않은 경영, 감사 시스템이 거대 자본의 유입과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 K엔터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초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부터 시작된 엔터 업계의 경영권 분쟁들은 지금까지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어긋나는 경영 방식과 이익 분배로 SM엔터는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기 시작했고, 결국 거대 분쟁으로 이어져 창립자가 회사를 떠나는 일까지 발생했다.

가장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분쟁은 래몽래인 경영권 분쟁이다. 김동래 래몽래인 대표는 올해 유상증자 납입을 통해 회사에 투자한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래몽래인의 자금을 이용해 거래정지 상태인 초록뱀미디어를 인수하려는 작업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은 상장사 인수 검토는 래몽래인이 컨소시엄 구성원으로서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것에 불과하고, 래몽래인의 자금 사용 여부나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으며, 5월 중순께 래몽래인이 컨소시엄 구성원에서 제외됐다고 반박했다.

양 측의 경영권 분쟁은 격화되고 있는 상태다. 래몽래인의 소액주주 11인은 법원에 신주발행효력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회사 정관을 위배해 제3자배정 신주를 발행했다는 것이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은 정관을 위배해 신주를 발행한 책임은 래몽래인 측에 있고, 투자를 한 주주들의 이해관계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조계 인사들은 “주식발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래몽래인의 주가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투자 이후 오른 상태고, 소액주주들도 금전적으로 손해를 봤다고 보기 어렵다. 정관을 위배해 신주를 발행한 비율도 2%가 채 되지 않는다. 불확실성에 래몽래인의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서라도 빠른 해결이 필요한 상태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날 오전 열린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와 관련한 입장을 발언하며 눈물을 참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날 오전 열린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와 관련한 입장을 발언하며 눈물을 참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의 분쟁도 뜨거웠다. 양 측의 대립이 격화되며 하이브의 주가는 10% 넘게 빠진 상태다. 경영상 불확실성이 하이브의 주가를 흔들어 놓았고, 엔터계 대장주인 하이브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섹터 전체가 주춤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예전보다 선방하고 있는 와중에서도 엔터 섹터만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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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백시. 사진=INB100첸백시. 사진=INB100


SM엔터테인먼트와 엑소 챈백시도 매출과 정산금 관련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탬퍼링 의혹 이후 갈등이 봉합되는 듯 했으나 IP사용료와 수익 분배 관련 분쟁이 생기며 논란이 재점화된 것이다.

이러한 분쟁과 논란들은 K엔터 성장의 앞길을 막고 있다. 엔터 산업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국인투자자나 국부펀드 등 거대자본의 유입이 필요한다 경영권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계속해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투자자들은 쉽게 K엔터에 투자할 수가 없다. 실제로 래몽래인의 외국인소진율은 0.2%에 불과할 정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엔터 업계는 휴먼 리스크 등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너무 많아 투자에서 후순위로 밀린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경영구조와 거버넌스, 감사, 시스템 등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지만 해결은 요원한 상태다. 한 엔터계 관계자는 “주먹구구 식으로 성장해 온 기업들이 많다 보니 재무나 법률 등에 대한 기본적 개념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외부 인사나 인사 영입도 꺼리는 상태로, 엔터 업계의 특수성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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