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를 착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영국의 억만장자 가족 4명이 모두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들은 반려견을 기르는 데 연간 1000만 원 이상의 돈을 쓴 반면 가사도우미에게는 일당 1만 원에 장시간 노동을 시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21일(현지시각)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 형사법원은 이날 영국 최대 부호로 꼽히는 힌두자 그룹 소유주 일가 4명의 노동착취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프라카시 힌두자(78) 힌두자 그룹 유럽 회장과 그 아내는 징역 4년 6개월, 아들 아제이 힌두자와 며느리는 징역 4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 가족은 스위스 제네바 부촌인 콜로니의 별장에서 가사도우미들에게 하루 18시간의 일을 시키고 일당으로 8달러(약 1만1000원)를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가사도우미들의 여권을 압수해 도망칠 자유를 박탈한 혐의도 있다.
해당 별장에서 일한 가사도우미들은 휴가가 거의 없었고 몸이 아파도 병원비를 지원받지 못했다. 앞서 검찰은 힌두자 가족이 반려견을 관리하는 데 연간 1만 달러(약 1400만 원)을 썼지만 가사도우미들에게는 동일 직업군의 10분의 1도 채 안 되는 급여만 주고 노동력을 착취해 왔다고 지적했다.
힌두자 그룹 가족 측은 지급된 급여가 과소 평가 됐고 가사도우미들이 고향인 인도에 있을 때보다 풍족한 혜택을 받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가사도우미들이 무료로 숙식을 제공 받은 상황도 고려돼야 한다고 맞섰다. 그럼에도 이들은 최근 가사도우미들과 비공개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