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문닫은 은행 점포, '반값' 됐는데도 안 팔리네

수요 한정…3년간 8회 유찰도

구조 특이해 임대도 인기없어





시중은행이 오프라인 점포 통폐합으로 발생한 유휴 부동산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속도가 붙질 않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달 20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공매 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보유한 유휴 부동산 8건에 대한 공개 입찰을 진행했다. 최소 입찰가 총액은 289억 원에 달한다. 유휴 부동산은 매각 시 은행의 순이익에 반영되고 유지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재무 건정성을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민은행 역시 이 같은 효과를 노려 매각에 나섰지만 번번이 매각에 실패한 상황이다. 실제로 이들 8건의 유휴 부동산은 이미 3회 이상 유찰된 바 있으며 특히 논산에 위치한 물건은 앞서 2021년 6월 최저 입찰 금액 42억 1400만 원에 첫 공매를 시도한 후 지난해 6월까지 총 여덟 차례 유찰돼 현재 최저 입찰가가 21억 3460만 원까지 떨어졌다. 이런 모습은 다른 은행도 비슷하다. 우리은행은 두 개 지점을 유휴 부동산으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2022년 이후 여섯 번 유찰됐고 최저 입찰가는 30% 가까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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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는 점포 통폐합으로 발생한 영업점 등 유휴 부동산은 앞으로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통폐함 지점이 지점 이용 수요가 적은 지방 구도심에 있어 투자처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지점에서는 유휴 부동산을 인근 지점의 창고·회의실 등으로 활용하거나 임대로 내놓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지점으로 사용되던 부동산은 창문이 없고 구조가 특이해서 임대 매물로 내놓았을 때 인기가 없다”면서 “빈 점포에 임차인을 들인 경우 추후 매각할 때 제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임대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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