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데이터센터(DC)에 투자하는 리츠(부동산 투자 전문 펀드)가 2026년 일본 최초로 운용에 들어간다. 설정액만 1000억엔(약 87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한국 정부가 리츠 투자 대상에 데이터센터를 포함시키는 등 주요국이 적극 뛰어들고 있는 만큼 일본에서도 관련 시장이 성장할지 주목된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통신 대기업 NTT데이터그룹은 내년까지 리츠 운용회사를 만들고 2026년 DC를 투자처로 하는 리츠를 설정해 운용에 나설 방침이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매입·관리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임대·매각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 투자다. NTT데이터그룹은 현재 북미와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30여 개 도시에서 120여 개의 DC를 운영하고 있다. 리츠 운용을 통한 수익 확대와 함께 중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DC 투자도 더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에 NTT데이터는 AI 확산에 따른 DC 수요 증가에 발맞춰 신규 건설도 확대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DC 신설에 1조5000억엔(약 13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리츠도 자금 조달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리츠의 DC 투자는 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에퀴닉스, 디지털 리얼티 트러스트 등 DC 리츠 업체가 일찌감치 수익을 내면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신가와 준노스케 미쓰이스미토모 DS에셋매니지먼트 수석펀드매니저는 “DC 리츠는 성장성이 높아 금리 상승 국면에서도 상업용 부동산에 비해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DC는 통상 착공에서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 장시간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기업으로서는 초기 자금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실제로 NTT데이터의 올 3월 말 기준 부채는 약 2조2000억엔(약 19조1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 규모로 불어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