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아리셀 리튬전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의 마지막 시신이 수습되는 등 소방 당국 등 유관기관이 본격적으로 화재 원인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25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오전 11시 24분 화재 현장인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시신 1구를 발견했다. 이로써 최종 집계된 사망자는 23명으로 늘었다. 국적별로는 한국인이 5명, 중국인 17명, 라오스인 1명이며 성별로는 남성 6명, 여성 17명이다.
이날 오후 마지막으로 발견된 시신이 추가 실종자였던 40대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시신의 훼손 상태가 심했지만 지문이 상당 부분 남아 있어 인적사항을 특정할 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화재가 발생한 24일 밤에도 조명차를 동원해 밤샘 수색 작업을 벌여왔다. 사망자들은 화성 송산장례문화원 등 5곳에 임시 안치됐다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졌다. 국과수는 시신들의 신원 확인 및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한 부검에 돌입했다.
실종자 수색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소방은 전날 오전 11시 50분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토안전연구원·고용노동부·산업안전관리공단 등 9개 기관, 4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합동 감식을 시작했다. 감식 작업은 최초 발화 지점을 중심으로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소방 당국 등은 시작 4시간 10분 만에 마무리된 1차 감식 결과를 분석해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한편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 1차 회의도 화성시청에 마련된 재난상황실에서 전날 오후 2시께 진행됐다.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 강화 대책, 외국인 등 산재 취약 근로자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 방안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전지 생산 업체 등 취약 시설에 대한 긴급 점검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 장관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지 등 화재 위험 방지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예방 대책을 조속하게 마련하겠다”며 “화재 및 폭발 위험이 있는 취약 사업장에 대해 합동 점검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태스크포스에는 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국토교통부·소방청·경찰청·과학기술정보통신부·공정위원회 등으로 구성된다.
소방도 다음 달 9일까지 2주간 전국의 전지 관련 213개 시설을 대상으로 긴급 화재안전조사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소방청·국가기술표준원·배터리산업협회·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배터리 산업 현장 안전점검 TF’를 구성하는 가운데 광주시·전북도 등 지방자치단체도 이번 화재 사고와 관련해 배터리 생산시설에 대한 자체 점검에 나선다.
경찰도 책임 소재 규명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산하에 꾸려진 전담 수사본부는 경기남부청 광역수사단장을 본부장으로 형사기동대 35명, 화성서부경찰서 형사 25명, 과학수사대 35명 등으로 구성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복구와 구조 등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사망자에 대해서도 DNA 긴급 감정 등 신원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