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찾는 중국인이 급증하면서 쓰레기 무단 투기를 비롯해 ‘길거리 배변’ 등이 논란이 되자 제주경찰이 기초질서 위반 행위 근절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집중 단속에 나섰다.
27일 제주경찰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관광객 기초질서 위반 행위 근절 캠페인을 벌인지 25분 만에 무단횡단을 하던 중국인들이 잇달아 범칙금 납부 통지서를 받아 들었다. 이날 오후 7시25분께 52세 중국인이 무단횡단을 하다 적발됐고 이어 10분 만에 20대 중국인 커플이 무단횡단을 하다 적발됐다.
범칙금 통지서를 받아 든 이들은 적잖이 당황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복을 입은 경찰이 눈앞에 있었지만, 유유히 도로를 가로지른 커플은 단속 경찰관에게 "무단횡단이 문제가 되는 줄 몰랐다"며 "중국 공안은 무단횡단해도 범칙금은 부과하지 않는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들은 부족한 현금을 바로 옆 은행 ATM기에서 뽑아 현장에서 범칙금을 납부했다.
무단횡단에 적발되자 억울한 마음이 들어 눈물을 흘린 중국인 관광객도 있었다.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잇따라 적발되자 "왜 중국인만 단속하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기초질서를 위반하다 적발된 이는 외국인뿐만이 아니었다.
단속이 시작되고 얼마 안 돼 60대 여성이 경찰관이 잠시 뒤돌아 있는 틈 타 도로를 가로지르다 주변에 있던 다른 경찰관에 적발됐다.
제주시 삼무공원 사거리에서부터 그랜드호텔 사거리까지 직선으로 약 420m 거리에 횡단보도는 모두 13개. 특히 상점 거리 사이에 있어 무단횡단이 잦은 편도 2차로 도로에만 횡단보도 7개가 설치돼 있지만 무단횡단은 이어졌다.
이날 경찰 11명이 캠페인과 함께 단속을 벌인 오후 7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중국인 4명, 제주도민 2명 등 모두 6명이 무단횡단으로 범칙금을 냈다.
길거리에 무심코 담배꽁초를 버린 외국인 관광객 1명과 이륜차를 운전하며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도민 1명, 이륜차로 중앙선을 침범한 도민 1명도 단속에 걸렸다.
이번 단속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중국인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제주에서 벌인 비신사적 행동이 논란이 되면서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기초질서 위반 행위 근절 캠페인을 겸해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된 외국인들과 대화해보면 악의적이라기보단 문화적 차이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가 많다"며 "가이드가 자신이 맡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무단횡단 등 기초질서 위반 사항에 대해 미리 설명만 해 줘도 많이 바뀔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기초질서 위반 사항 등도 이러한 문화적 차이가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팸플릿 등을 제작해 홍보에 나설 예정"이라며 "내국인들도 기초질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