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한 러시아 반체제 정치인들이 서방 연합에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 인사에 대한 암살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타임스는 26일(현지 시간) 푸틴 정권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설립한 ‘그림자 의회’가 이번 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4일간 회의를 열고 정권 전복을 위한 7개 항의 계획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승리 계획’으로 알려진 해당 계획은 대러 제재 확대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확대 등에 대한 서방 세력의 지지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타임스는 “승리 계획이 다음 달 초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제75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림자 의회 소속 망명 정치인들은 무력만이 푸틴 정권을 전복시킬 수 있다며 푸틴 정권 인사 암살 작전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들은 또한 “크렘린궁은 매일 전선에서 수많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인과 민간인을 살해하고 있다”며 “푸틴의 살인자들과 금융인들, 선전가들에 대한 무력 사용은 승리를 위해 필수적이며 도덕적으로도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하원의원 출신으로 그림자 의회 집행위원 겸 ‘국가공화군(NRA)’의 공동 정치 조정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일랴 포노마레프는 “푸틴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만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강조했다.
러시아 망명 의원들이 2022년 11월 창설한 그림자 의회는 ‘자유러시아군단(FRL)’의 정치조직으로 활동하며 전·현직 러시아 의원 등 106명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러시아군단은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병사들로 구성된 4개의 대대와 러시아 내부에서 활동하는 NRA로 구성된 군사조직이다. 그림자 의회는 독자적인 헌법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푸틴 대통령 이후 러시아를 위한 법률도 만들고 있다. 이들은 연방보안국(FSB) 해체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