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대형주들 "개인 잡아라" 잇따라 주식 분할

상반기 131개사, 전년比 70% 증가

분할전 최소투자액 '고가' 종목 다수

투자가능금액 하향해 개인 접근 확대

新NISA 개인 투자 촉진·유동성 기회

하반기도 히타치·소니G 등 분할일정


최근 일본 증시에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식 분할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올 1월 시작된 새로운 소액투자비과세제도(신NISA)로 주식 투자에 관심이 커진 개인들을 끌어들여 유동성을 키우기 위해서다. 주식분할로 기업가치는 유지하면서도 주당 거래 가격을 내리면 개인들은 접근하기 쉬워진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 1~6월 주식분할을 발표한 기업은 131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다. 이 가운데 분할 전 최소 투자액이 50만 엔(약 430만 원) 이상인 대형주는 72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 늘었다. 18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일본 주식 매매 단위는 100주로 주가에 100을 곱한 값이 최저 투자액이 된다. 예컨대 1주당 5000엔인 주식을 매수하려면 최소 50만 엔이 필요하다. 주당 가격이 높은 대형주일수록 투자 문턱이 높아지는 셈이다. 2022년 도쿄증권거래소가 기업들에 ‘최소 투자액을 50엔 미만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한 것도 개인들의 주식 투자 촉진을 위해서였다.






주식분할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7월에는 히타치제작소(1주를 5주로)와 도요타통상(1주를 3주로)을 비롯해 22개 상장사가 주식분할을 예정하고 있으며 이 중 10곳이 분할 전 최소 투자액이 50만 엔 이상인 대형주다. 호리 겐이치 미쓰이물산 사장은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개인 주주는 고마운 존재”라며 “이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쉽게 만듦으로써 유동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10월에도 대형주의 분할이 18곳 이상 예정돼 있다. 소니그룹은 2000년 5월 이후 24년 만의 주식분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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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주요 상장사들이 잇따라 주식분할에 나서는 것도 최소 투자액을 낮춰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신NISA를 통해 국내외 개별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성장투자형’의 연간 납입 한도는 기존 120만 엔에서 240만 엔으로 상향됐다. 비과세 한도액도 대폭 늘리고 비과세 기간 역시 기존 5년 제한에서 평생으로 바뀌어 세 혜택을 확대했다. 저금리와 맞물려 주식 투자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커진 가운데 주당 가격이 높은 기업은 연간 한도 내에서 매입하는 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분할을 통해 최저 투자 금액을 낮춰 투자자를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늘어난 배경이다. 닛케이는 “상장사들은 그동안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투자가를 중시했지만 신NISA로 이제는 개인투자자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 금융청의 통계를 보면 올 1분기 성장투자형 주식 매수액은 5조 1000억 엔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규모가 무려 4.4배 늘었다.

개인의 장기 투자를 겨냥해 주식분할과 함께 주주 우대 혜택 확대에 나서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소프트뱅크는 10월 1일 1주를 10주로 분할하는 것에 맞춰 우대 제도를 새로 만든다. 100주 이상을 1년 이상 보유한 주주에게 자회사인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의 포인트를 제공한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1분기 분할을 발표한 131개사의 주가는 발표일 종가와 다음 영업일 종가를 비교할 때 평균 4% 올랐다. 이들 기업의 연초 후 이달 26일까지의 평균 주가 상승률도 22%를 기록해 같은 기간 닛케이 평균 상승률(19%)을 웃돌았다. 닛케이는 “주식분할 전략은 기업들이 개인투자자를 유치하고 주식의 유동성을 높이며 장기 보유 주주를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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