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용산 "尹 격노 없었다…채상병특검법, 위헌 소지땐 당연히 거부권 행사"

■여야 운영위서 충돌

野 '채상병 외압 의혹' 파상공세

정진석 "진노설 들은바 없어" 일축

명품백 의혹엔 "비열한 공작이다"

"민주당 아버지는 그리 가르치나"

"입 닫으면 진행" 막말 공방 여전

정진석(앞줄 가운데) 대통령 비서실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야당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성태윤(왼쪽부터) 정책실장, 정 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오승현 기자정진석(앞줄 가운데) 대통령 비서실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야당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성태윤(왼쪽부터) 정책실장, 정 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오승현 기자




여야와 대통령실이 1일 22대 국회 출범 후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지만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두고 현격한 입장 차만 확인했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 격노설’을 추궁하며 대통령실과의 연결 고리를 부각시켰지만 용산 참모진은 “대통령 격노설은 들은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채상병특검법을 또 처리하면 재의요구권(거부권)이 재차 행사될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국회 본청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는 정진석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고위급이 총출동했다. 야당은 곧장 지난해 8월 해병대 수사단의 자료가 경찰에 이첩됐다 회수된 배경에 윤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한 유선 번호가 대통령실 내선 번호인지를 확인하려 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가 걸려왔는데 전화 이후 모든 것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따져 물었다.



정 실장은 이에 “대통령실 어떤 관계자를 통해서도 대통령의 격노설이나 진노설을 들은 바가 없다”며 “대통령실의 전화번호 일체는 기밀”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채 상병 사건의 본질은 국방부 장관의 정당한 이첩 보류 지시 명령을 박정훈 수사단장이 어긴 항명 사건”이라며 “거짓과 가짜뉴스의 모래성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진상 규명을 위해 강의구 대통령실 부속실장 출석을 요구했지만 정 실장은 모든 수석들이 국회에 출석해 “대통령님이 사실 고립돼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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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해 ‘선수사, 후특검’ 원칙을 재확인했다. 정 실장은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미국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루스벨트 대통령은 임기 중 660회 거부권을 행사했다. 위헌 사항이 분명한데도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두고는 “불법적인 녹취와 촬영을 한 저급하고 비열한 공작”이라고 규정했다. 해당 가방은 대통령실 청사 내 보관 중으로 올해 말까지 ‘대통령 기록물 지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에 2022년에 받은 해당 가방은 관련 법에 의해 지난해 5월까지 기록관에 보고했어야 했다며 “대통령실이 규정을 편의대로 해석했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으로 촉발된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음모론 발언’에 대해서는 이도운 홍보수석이 “윤 대통령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운영위 회의가 공전하자 여당은 대통령실에 대국회 소통을 늘려달라고 당부했다. 정 실장은 여소야대 지형 속 국회와 실질적 소통을 늘리려 ‘정무장관직’ 신설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무장관이 대통령실과 여의도의 가교 역할을 했던 이명박 정부 당시 “국회와의 소통이 굉장히 원활하게 잘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여야 의원들은 회의 진행 방식을 두고 고성과 막말을 주고 받기도 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이 자료 제출이 미진하다고 항의하자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민주당 아버지는 그렇게 가르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여당이 회의 운영의 편파성을 주장하며 소란이 번지자 민주당 원내대표인 박찬대 운영위원장은 “배현진 의원이 입을 닫으시면 바로 진행할 수 있다”고 말해 한때 회의가 정회됐다.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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