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 그 자체와 같은 ‘포르쉐(Porsche)’는 지난 시간 동안 수많은 차량들을 통해 브랜드의 ‘스포츠카 DNA’를 계승해왔다. 더불어 이러한 행보에 있어 단순히 일반적인 도로가 아닌 ‘서킷’ 위에서도 그 가치를 선명히 드러내고 또 ‘입증’한 것도 사실이다.
실제 포르쉐는 모든 차량이 ‘스포츠카’라는 개발 기조를 바탕으로 매력적인 차량들을 선보였다. 그리고 4도어 모델이자,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 모델인 ‘파나메라(Panamera)’ 역시 매력과 가치를 입증하고, 계보를 이어가며 현재의 3세대에 이르고 있다.
포르쉐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 ‘플래그십 세단’의 몫을 담당하는 ‘파나메라 4’는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파나메라는 국내에 출시된 파나메라의 주력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파나메라 4′ 사양으로 최신의 디자인, 넉넉한 체격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5,050mm의 전장과 각각 1,935mm, 1,425mm의 전폭과 전고를 통해 기존과 ‘체격 차이’는 크지 않다. 대신 차량의 모든 부분을 새롭게 다듬으며 더욱 완성도 높은 4도어 포르쉐의 면모를 드러낸다. 참고로 휠베이스, 공차중량은 각각 2,950mm와 2,005kg이다.
더욱 대담한 스타일의 파나메라
3세대를 맞이한 파나메라의 핵심은 단연 ‘911를 세단으로 구성한다’는 컨셉을 계승함에 있다. 실제 차량의 외형적인 부분, 그리고 세부적인 디테일에 있어서 최신의 포르쉐, 특히 최신의 911과 무척이나 닮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더욱 대담한스타일의 연출이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실제 파나메라는 ‘파나메라 4’임에도 불구하고 여느 고성능 사양을 떠올릴 정도로 대담한 연출이 곳곳에 자리한다. 큼직하게 연출된 프론트 바디킷, 그리고 거대한 에어 인테이크의 연출은 마치 GTS 사양 등을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미래적으로 다듬어진 헤드라이트, 날렵한 감성의 보닛 라인 등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측면에서는 매끄럽고 볼륨감이 돋보이는 ‘포르쉐의 실루엣’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매끄럽게 다듬어진 보닛 라인과 이를 계승하는 루프 라인, 그리고 후륜 펜더의 풍성한 볼륨 등이 뛰어난 프로포션을 선사한다. 여기에 화려하게 다듬어진 휠, 거대한 브레이크 캘리퍼 등이 주행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더한다.
끝으로 후면에서는 최근 포르쉐가 선보이고 있는 가로로 긴 라이팅 유닛을 배치해 차량의 무게 중심을 낮춘 모습이며 포르쉐 레터링, 그리고 듀얼 타입의 트윈 머플러 팁이 자리해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인다. 참고로 ‘고성능 모델’이 아닌 만큼 바디킷 및 디테일 등은 평이한 수준이다.
여담이지만 일부 디테일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실제 측면의 경우 도어 패널 앞쪽의 디테일을 차체와 동일한 색상으로 처리하는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의 변화도 상당하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파나메라’ 고유의 4도어 911이라는 정체성은 여전히 유요한 모습이다.
더욱 기술적으로 빚어낸 공간
3세대를 맞이한 파나메라의 실내 공간은 포르쉐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전동화 스포츠카, 타이칸의 이미지를 차용하면서도 더 고급스럽고 넉넉한 매력을 과시한다.
더욱 넓게 연출하는 대시보드는 물론이고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들이 실내 공간을 채우며 ‘타이칸-라이크’의 구성을 과시한다. 여기에 최상위 모델에 걸맞은 다채롭고 고급스러운 소재와 연출 등이 더해지며 ‘럭셔리와 퍼포먼스를 하나로 묶는 파나메라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특히 12.6인치 크기의 디지털 클러스터를 통해 포르쉐 고유의 구성을 강조하고 센터페시아네는 12.3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 패널로 다양한 기능을 대응한다. 여기에 조수석에도 10.9인치 디스플레이 패널이 자리한다.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했다. 우수한 그래픽, 빠르고 직관적인 터치 인터페이스 등 모든 부분에서 ‘사용자 경험’의 이점을 선사한다. 여기에 조수석 탑승자 역시 ‘다양한 기능’에 높은 만족감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차량의 가치를 높이듯 각종 편의사양이 자리하며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되어 주행 중 더욱 특별하고, 우수한 ‘음향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넉넉한 체격을 가진 차량이지만 ‘날렵한 실루엣’ 덕분에 실내 공간의 걱정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실내 공간을 살펴보면 한층 개선된 패키징을 바탕으로 ‘모두를 위한 공간’이 확보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1열은 ‘넉넉하며 스포티한 감성’을 능숙히 드러낸다.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준수한 모습이다. 여느 플래그십 세단의 넉넉함까지는 아니지만 이전의 파나메라와 비교할 때 한층 여유로운 공간, 그리고 만족스러운 시트 등을 배치해 만족감을 높였다. 특히 헤드룸이 한층 확장, 체격이 큰 탑승자도 부담 없이 몸을 맡길 수 있다.
더불어 적재 공간 역시 충실히 갖춰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의 대응, 그리고 네 명이서의 여정 속에서 크고 작은 짐을 능숙히 수용한다. 특히 큼직한 해치 스타일로 개방되는 만큼 부피가 큰 짐도 손쉽게 적재하고,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접어 더욱 넉넉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우수한 성능의 4도어 포르쉐
파나메라 4의 핵심은 단연 ‘스포츠카의 DNA’를 품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매력은 바로 강력한 파워 유닛,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요소들의 탑재에 있다.
실제 파나메라 4의 보닛 아래에는 이전의 파나메라에서도 신임되었던 최고 출력 360마력, 그리고 51.0kg.m의 준수한 토크를 내는 V6 2.9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여기에 8단의 PDK, 그리고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되어 더욱 대담하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기대하게 만든다.
실제 이러한 구성을 바탕으로 파나메라는 정지 상태에서 단 5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는 준수한 운동 성능, 270km/h의 최고 속도를 자랑한다. 이와 함께 복합 기준 8.0km/L의 준수한 효율성을 보장한다.
여전히 빠르고, 더 편한 플래그십 세단
세로운 디자인, 그리고 새로운 공간과 더욱 향상된 무기를 품고 있는 푸른색의 파나메라 4를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포르쉐 고유의 디자인 기조 위에 더욱 세련된, 최신의 기술 요소들이 자리해 ‘새로운 매력’을 선사한다.
여기에 여전히 매력적인, 그리고 또한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스티어링 휠과 시트, 그리고 각종 요소들이 흥분을 더한다. 다만 ‘풀 디지털 클러스터’ 그리고 작게 다듬어진 기어 노브 등 일부 요소들은 ‘과거의 포르쉐’에 대한 그리움을 떠올리게 했다.
V6 엔진이 내는 360마력, 51.0kg.m의 토크는 사실 ‘포르쉐’에게는 그리 탁월한 성능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대중적인 기준으로 본다면 ‘충분히 강력한 성능’이라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실제 파나메라 4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움직임’으로 운전자를 만족시키는 모습이다.
발진 가속 성능은 물론 추월 가속, 고속 주행 등 어떤 상황에서도 민첩함을 이어갈 수 있다. 여기에 감성을 울리는 사운드의 매력 역시 즐거움을 더한다. 그런데 이러한 매력과 함께 이전보다 한층 정제되고 고급스럽게 연출되었다는 생각이 더해져 파나메라의 격이 높아진 기분이다.
여기에 합을 이루는 8단 PDK는 말 그대로 능숙하다. 파나메라 4의 특성, 즉 달리면서도 ‘모두가 쾌적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기조 아래 모든 상황에 능숙하게, 그리고 똑똑하게 대응하며 ‘주행 스트레스’를 현저히 줄이는 모습이다.
여기에 주행 템포를 끌어 올렸을 때 스포티한 질감을 한층 살릴 수 있는 시프트 패들의 구성, 조작감 역시 모두 만족스러웠다. 다만 ‘타이칸의 것과 같은 기어 노브’의 형태, 위치, 사용감은 내심 아쉽게 느껴진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파나메라는 여느 포르쉐처럼 대담하고 역동적이지만 그 어떤 포르쉐보다 편안하고 쾌적한 차량이어야 한다.
그리고 최신의 파나메라는 이러한 매력을 너무나 잘 드러내고 있다. 덕분에 주행을 이어가는 내내 ‘역시 파나메라’라는 생각과 함께 ‘와 이게 파나메라라고?’라는 생각이 동시에 머리 속을 채우고 있었다.
새롭게 다듬어진 차체, 그리고 하체의 셋업과 조향 부분은 말 그대로 ‘경쾌함’을 보장한다. 실제 조향에 따른 차량의 반응, 움직임 등은 차량의 전장이나 휠베이스 대비 한층 민첩한 모습이다.
특히 듀얼 챔버를 기반으로 한 하체의 조율 능력은 일상적인 상황에서 더욱 빛이 난다. 쾌적하고 여유로운 노면 대응 능력은 여느 포르쉐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다. 덕분에 ‘파나메라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 덕분에 파나메라는 일상 속에서, 그리고 가족,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더 좋은, 이상적인 포르쉐로 거듭났다. 그리고 이러한 매력과 함께 ‘언제든 스포츠카의 주행’을 능숙히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실제 주행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주행 모드를 스포츠 혹은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게 되면 어느새 더욱 강렬한 사운드, 그리고 기민하게 반응하는 하체의 대응 등을 직접 느끼며 ‘즐거운 주행’을 완벽히 구현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더욱 스포티한 감성, 그리고 더 과격한 스타일의 주행을 즐기는 편이지만 파나메라의 특성, 즉 4도어 모델이며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의 균형은 말 그대로 ‘이상을 실현한 수준’이라 생각됐다.
더불어 타이칸이 등장하며 ‘세단 모델’이 늘어난 지금, 파나메라가 더욱 여유롭게, 그리고 쾌적하게 변화한 것은 두 차량의 체급, 혹은 포지션을 보다 선명히 정리하는, 브랜드에게는 꼭 필요한 ‘선택’이라 생각되었다.
좋은점: 완성도 높은 패키징, 더욱 쾌적한 주행의 매력
아쉬운점: ‘포르쉐의 감성’을 덜어내는 볼품 없는 기어 노브
모두를 위한, 그리고 운전자를 위한 포르쉐
과거, 파나메라를 소유하는 건 ‘포르쉐를 소유하면서도 포기할 부분이 많은 선택’이라 생각했다. 이는 2도어 모델인 아닌, 4도어 세단, 4도어 SUV 포르쉐를 선택하며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최신의 파나메라는 그러한 ‘아쉬움’ 혹은 ‘미련’을 더욱 줄여낸 모습이다. 차량이 해내야 할 ‘원래의 목적’도 너무나 잘 구현하고, 이행할 뿐 아니라 단점마저 대폭 줄여낸 보다 이상적인 4도어 포르쉐의 등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