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한수 부산 서구청장이 “구덕운동장 재개발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자, 서구민들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부산시는 여론 악화를 의식해 서구민 설득에 나선다.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는 3일 구동운동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 구청장이 부산시의 재개발 사업을 ‘절호의 기회’라며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을 규탄했다.
앞서 부산시는 사업비 7990억 원을 들여 구덕운동장 일대 1만1577㎡ 부지에 1만5000석 규모의 축구전용 구장과 문화·생활체육시설, 상업·업무시설, 주상복합시설 등을 건립하는 구덕운동장 일원 도시재생혁신지구 사업을 추진했다.
서구민들은 이 사업 계획에 80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 건립이 포함됐다며 재개발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왔으나 부산시는 지난달 7일 국토교통부에 해당 사업을 신청했다.
이날 협의회는 “구덕운동장에 건설할 아파트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청했는데도 확답을 피하고 ‘서구 발전을 위해서는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라고 답한 것은 구청장이 서구민을 농락하는 행위”라며 “서구의 공공 자산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주민들에 대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1년 부산시에서 문화 체육시설 확충을 위한 공공 재개발로 ‘구덕스포츠복합타운’이 발표된 구덕운동장 공공 재개발이 고층 아파트 단지 건설과 체육공원 철거 계획으로 변질될 동안 구청장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답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구민들의 반발이 지속하자 부산시는 4일 오후 7시 서구청 신관 다목적홀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설득에 나선다. 심재민 시 문화체육국장이 참석해 직접 계획안에 관해 설명하고 주민들과 소통한다는 계획이다.
심 국장은 “현재 구덕운동장 일원 도시재생혁신지구 계획안은 사업 가능성에 대한 검토 및 개발 가능 규모를 결정하는 지구 지정단계로서 현재 계획안은 사업 구상안”이라며 “혁신지구 지정 이후 시행계획 수립 사이의 약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업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