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TV 토론 이후 사퇴 요구가 빗발치자 전국 주지사들을 소집하는 등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민주당 안팎에서는 후보 사퇴와 함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의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민주당 전국위원회 전화 회의에 예고 없이 참석해 “나는 민주당의 리더이며 누구도 나를 밀어내지 못한다”면서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끝까지 선거에 임할 것이며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도 이 자리에서 “바이든에게 올인했다”며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우리 대통령이 이끄는 대로 따라갈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민주당 소속 주지사 20여 명과도 만나 대책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대체 후보로 거론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도 참석했다. 뉴섬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이제는 우리가 바이든을 지켜줘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고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 등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인사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진화에 나섰다.
바이든 대선 캠프는 TV 토론 이후에도 자체 여론조사상으로는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과 트럼프 간 지지율은 지난달 27일 토론 전 43%로 동률을 기록했으며 이달 1~2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2%로 트럼프 전 대통령(43%)에게 1% 포인트 뒤졌다는 것이다.
전방위적인 노력에도 민주당 하원의원들 사이에서는 바이든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까지 돌고 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날 한 하원의원은 악시오스에 “지난 몇 시간 동안 대의원들로부터 조를 정말 사랑하지만 물러나기를 원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하원의원은 “댐이 무너지고 있다”며 위기 상황을 전했다. 독립기념일(7월 4일) 휴회가 끝나고 복귀하는 8일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회의를 열고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언론의 관심은 대항마로 급부상하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쏠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해리스 부통령을 가장 적합한 대체 후보로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TV 토론 이후 급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CNN 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SSRS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결할 경우 각각 45%, 47%의 박빙 구도로 집계돼 바이든(43%)이 물러날 경우 민주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