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동맹국도 바이든에 우려…"나토 정상회의가 시험대 될 것"

"당선돼도 4년 더 버틸지 의문"

체력 고려 양자회담 축소 관측

우크라 추가지원 등 현안 논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립 75주년을 기념하는 정상회의가 9~11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가운데 주최국 정상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건강과 나이, 대선 경쟁력에 대한 동맹국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첫 TV 토론으로 확인된 바이든 대통령의 불안한 모습이 나토를 이끌 강력한 지도자로는 부적절하다는 의구심을 싹트게 해서다. 사흘간 열리는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서 역량을 증명할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한 달간 나토 또는 나토 정상회의 관련 20명을 취재한 결과 동맹국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의 한 나토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대통령이 늙었다는 것은 천재가 아니라도 누구나 알 수 있다”며 “그가 당선되더라도 향후 4년을 더 버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관계자 역시 “솔직히 말해 (토론을) 보기가 고통스러웠다”며 “우리 모두는 도널드 트럼프와 다시 마주치지 않기 위해 바이든이 연임하기를 바라지만 (승리를) 안심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영국의 한 장관은 “민주당 기부자들이 제발 정신을 차리고 바이든을 사퇴시켜 유권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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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동맹의 힘과 영향력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중 크게 퇴색됐다가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와 함께 극적으로 부활했다는 점에서 대다수 동맹은 바이든의 편에 가깝다. 바이든의 임기 동안 나토가 회원국(핀란드·스웨덴)을 확장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신속 대응해 동맹의 결속력을 높인 점 등은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와 건강 등은 동맹들도 받아들이기 힘든 불안 요소다. 나토 동맹의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는 트럼프의 재선을 막기 위해서라도 바이든이 하루빨리 재선을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맹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는 배경이다.

이런 우려 속에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최국 정상으로서 빽빽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날인 9일 환영 인사와 나토 75주년에 관한 연설로 공식 일정을 시작해 10일 31개 회원국 및 파트너 국가들의 지도자들과 악수를 하고 3시간짜리 회의를 주재하며 저녁 만찬까지 갖는다. 마지막 날인 11일에도 다양한 주제에 관한 마라톤 회의를 주재하고 비(非)나토 동맹국과 양자회담 등을 이끈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단독 기자회견으로 마무리한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체력을 고려해 양자회담 일정은 대폭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나토 회원국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회원 가입 및 추가 지원 방안, 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핵심 동맹국과 함께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 등 주요 안보 현안을 논의한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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