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포퓰리스트 웅변가, 프랑스 총선 대역전극 썼다

'극좌' LFI 1당 급부상 이끈 장뤼크 멜랑숑 대표

"프랑스, 부 잘못 분배된 국가" 자본주의 악마화

LFI 국정 운영 반대하는 마크롱과 갈등 불가피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 EPA연합뉴스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 EPA연합뉴스





장뤼크 멜랑숑(72)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프랑스 총선에서 좌파 연합의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그의 정치 인생이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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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 시간) 르몽드에 따르면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은 전날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전체 577석 중 182석을 차지해 1당에 올랐다. NFP는 멜랑숑 대표의 LFI가 공산당·녹색당·사회당 등과 함께 결성했다. 그는 과도한 자본주의를 견제하고 극우 세력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좌파 진영을 한데 묶었다.

정치 경력만 48년인 멜랑숑 대표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비판하며 분배를 우선순위로 내세우는 정책 노선으로 수십 년간 프랑스 좌파의 간판 역할을 해왔다. 대중이 받아들이기 쉽게 풍자와 분노를 섞어 열정적인 연설을 펼치는 ‘포퓰리스트 웅변가’로도 유명하다. 스페인계 아버지와 스페인 및 이탈리아 시칠리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멜랑숑은 열 살 때까지 모로코 탕헤르에서 성장했다. 다문화적인 중하류층 성장 배경은 좌파 이념의 바탕이었다. 교사로 사회에 진출한 그는 1976년 사회당에 입당했다. 1983년 마시의 시의원으로 선출된 뒤 1986년부터 2004년까지 상원의원으로 3선을 하면서 당시 공화국연합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총리 동거 정부에서 교육부 차관으로 일했다. 사회당의 대선 주자로 꼽혔던 그는 사회당이 친기업적으로 변질했다며 2008년 탈당한 뒤 프랑스 현대 급진 좌파의 원조가 됐다. 이후 좌파전선(2009년), 신생태사회인민연합( NUPES·2022년,), 신인민전선(2024년)으로 이어지는 좌파 연합을 주도했다. 2016년에는 ‘굴복하지않는프랑스’로 재편됐다. 그는 2012년·2017년·2022년 등 세 차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는데 2022년 대선 때는 득표율이 3위(21.9%)까지 올라갔다. 당시 2위를 차지했던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과는 1%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번 총선이 좌파 연합의 승리로 끝나자 멜랑숑 대표는 “NFP는 통치할 준비가 됐다”고 선언하며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극좌 정당인 LFI에 정부 운영을 맡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데다 다른 정당들도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 멜랑숑 대표가 총리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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