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하 기대가 수도권 부동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 같은 요인들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부동산 가격 수도권 중심 올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1일로 예정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언급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 흐름과 성장·금융안정 간의 상충관계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의를 앞두고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재차 드러냈다.
그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부진, 취약부문의 채무상환 부담 누증으로 연체율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연초보다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주요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높아진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물가 하락 추세가 지속되는지 확인하고 그 기조 하에서 성장과 금융안정 상충 관계를 면밀히 검토해 금통위원과 결정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정부·여당에서 금리 인하 압박이 심화한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듣되 금통위원들과 독립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의 일관성 없는 가계대출 정책에 한은의 금리 결정이 어려워지고 있냐’고 한 데는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의 이자율이 낮아지고 있고,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은 올라가고 있다”며 “이를 금융안정 측면에서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가계부채가 장기적으로 더 늘어날 경우 위험을 줄 수 있고,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줄여가야 한다”며 “서민 등 특정집단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면과 전체적으로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면 두가지 다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이날 기재위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향후 가계대출의 상방압력이 높아졌다는 구체적인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주택 매매거래가 5만 호 내외에서 점차 늘어나고 있어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서울의 경우 아파트 실거래가격 상승폭(3월 0.17%→4월 0.62% → 5월 0.76%)이 커지고 거래량도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은행 주담대 금리가 3% 후반까지 낮아졌으며 최근 장기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추가 하락압력이 있을 전망"이라며 "가계대출 불안요인을 보다 면밀히 점검해 나가면서 가계부채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