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작 하나로 성장한 ‘원 히트 원더’ 게임사들이 후속 흥행작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존 흥행 게임의 매출이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매출원을 다변화하고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지식재산권(IP)의 추가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11일 코스피에 입성하는 시프트업이 3조 5000억 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최초 흥행작인 ‘승리의 여신: 니케’에 이어 새로운 IP인 ‘스텔라 블레이드’가 성공을 거둔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프트업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 4815억 원 수준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게임사 중 크래프톤(259960), 넷마블(251270), 엔씨소프트(036570)의 뒤를 이은 시총 4위로 직행한다.
시프트업의 몸값은 ‘스텔라 블레이드’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선보인 ‘승리의 여신: 니케’에 이어 새 IP도 흥행시킬 수 있는 개발력을 증명했다는 분석이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올해 4월 출시 이후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8개국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100만 장 이상 판매되며 4~5월 매출액이 220억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업 가치를 지속해서 높이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야 하는 것은 과제다. 기존 게임의 매출 하향화는 게임사로서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프트업이 2016년 출시한 모바일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는 구글 플레이·애플 앱스토어 1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서비스를 종료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의 97.6%를 차지하는 ‘니케’의 인기 하락을 대비해야 한다.
시프트업은 2027년에는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장르의 크로스플랫폼 게임 '프로젝트 위치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IP의 수명 연장도 추진한다. 니케를 중국 시장에 내놓고, 스텔라 블레이드의 PC버전과 시퀄(후속작)도 선보인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지난 10년 간 회사에 뿌리내린 성공 DNA를 앞으로 만들 게임에도 이식해 '의도된 성공'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만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나이트 크로우’를 개발한 매드엔진도 새로운 IP를 확보하고 나섰다. 넷게임즈(현 넥슨게임즈(225570))에서 ‘히트’와 ‘V4’를 개발한 이정욱·손면석 대표가 세운 매드엔진은 전문 개발사지만 신생 제작사 ‘원웨이티켓스튜디오’에 투자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원웨이티켓스튜디오는 좀비 익스트랙션 슈터 게임 ‘미드나잇 워커스’를 하반기 ‘스팀 넥스트 페스트’ 공개를 목표로 제작하고 있다. 매드엔진은 조선 시대 판타지 배경의 트리플A급 오픈월드 액션 게임 ‘NX TF’ 개발에 돌입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도 제작하고 있다.
3년 넘게 장기 흥행 중인 ‘오딘: 발할라라이징’의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연내 신작 ‘발할라 서바이벌’을 선보인다. MMORPG가 아닌 다크 판타지 콘셉트의 로그라이크(판마다 스테이지 구성이 무작위로 바뀌는 게임) 게임으로 장르 다변화에 나선다. 라이온하트는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프로젝트 C', MMORPG '프로젝트 Q' 등과 슈팅게임 '프로젝트 S’도 출시할 예정이다.
원 히트 원더 게임으로 국내 주요 게임사로 올라선 크래프톤과 펄어비스(263750)도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펍지(PUBG): 배틀그라운드로 지난해 2조 원에 가까운 연매출을 기록한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 ‘인조이', ‘딩컴 모바일’, ‘블랙 버짓’, ‘서브노티카2’ 등 5개의 신작을 공개한다. ‘검은사막’에 이은 후속 흥행작이 절실한 펄어비스는 신규 IP인 ‘붉은사막’을 다음 달 열리는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 선보이고 이용자 반응을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