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Z폴드·Z플립6’ 언팩(제품 공개 행사)을 진행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도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으며 하반기 치열한 폴더블폰 시장 경쟁을 예고했다. 올 1분기 글로벌 폴더블폰 판매 1위를 꿰찬 화웨이에 이어 샤오미와 아너 등이 본격 가세하면서 협공을 당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샤오미는 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달 폴더블폰 신제품 ‘샤오미 믹스폴드4’와 ‘샤오미 믹스플립’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연간 1000만 대의 플래그십(주력)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스마트팩토리에서 두 제품이 제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작인 ‘믹스폴드3’가 지난해 8월 출시된 것을 고려하면 후속작이 한 달 가까이 일찍 나오는 것이다. 갤럭시 Z플립·Z폴드6 출시일이 전작보다 2주 이상 앞당겨지자 샤오미도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샤오미는 레이쥔 회장이 스스로를 ‘레이 공장장’으로 칭하면서까지 강조한 스마트팩토리를 기반으로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샤오미 스마트팩토리는 24억 위안(약 4600억 원)을 들여 핵심 공정을 100% 자동화한 8만 1000㎡(2만 4500평) 규모의 생산 시설이다. 연간 1000만 대의 생산능력과 자국민의 ‘애국소비’ 열풍을 앞세워 본격적인 점유율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따른다.
삼성전자와 샤오미를 포함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AI 기능 탑재 등을 통해 폴더블폰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올해 등장한 AI폰이 폴더블폰으로 확장되면서 시장 선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은 1590만 대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이 178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1억 대의 AI 기기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밝힌 삼성전자로서는 약 1000만 대 규모의 AI 폴더블폰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갤럭시 Z플립·Z폴드6에 생성형 AI 모델 ‘갤럭시 AI’를 내장하고 실시간 통화 통역 같은 기능을 지원한다. AI 그림 보정 ‘그래피티 포토’ 등 폴더블폰 맞춤 신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이를 통해 신제품 판매량이 전작보다 30% 정도 늘고 1분기에 화웨이에 빼앗겼던 시장점유율 1위를 하반기에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너는 갤럭시 언팩 직후인 12일 접었을 때 9.9㎜의 역대 가장 얇은 두께를 자랑하는 ‘매직V3’와 보급형 공략을 위한 ‘매직Vs3’를 출시한다. 앞서 모토로라는 자체 AI인 ‘모토 AI’와 구글 ‘제미나이’를 탑재한 ‘레이저50울트라’를 지난달 말 선보였다. 올해 1분기에 35%의 점유율로 삼성전자(23%)를 제치고 글로벌 폴더블폰 판매 1위에 오른 화웨이는 하반기에 ‘메이트X6’를 출시한다. 전작에 이어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운영체제(OS)를 탑재해 AI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