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침해 건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권 보호 5법 개정으로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 개최가 쉬워졌고, 사건 이후 교권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교육부가 서이초 교사 사망 1주기를 하루 앞두고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교보위는 총 1364회 개최됐다.
'교원지위법' 개정으로 교보위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된 3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석달간만 집계한 수치다.
2022년(3035건)과 2023년(5050건) 3개월간 열린 교보위 개최 건수를 단순 계산하면 각각 759건, 1264건으로 올해보다 적다. 교육부는 교보위 개최 요건 완화와 교사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교보위 개최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그간 학교장이 요청할 경우에만 교보위가 열렸는데, 교원지위법 개정으로 피해교원이 요청하는 경우에도 교보위 개최가 가능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이 개정돼 교원들이 조금 더 쉽게 교보위 개최를 요청할 수 있게 됐고, 선생님들의 (교권) 민감도도 높아져 (앞으로) 개최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교권침해 현상이 (이전보다) 악화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동학대로 신고 당한 교사들이 재판에 넘겨지는 일이 크게 줄어드는 등 교권 보호 대책들도 현장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교원이 아동학대 신고를 당할 경우 교육감이 의견을 제출하는 제도가 도입됐는데, 교원 불기소 비율은 2022년 59.2%에서 제도 도입 후 9개월간(지난해 9월 25일∼올해 6월 30일) 69.8%로 10.6%포인트 늘었다.
교육부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여전히 적지 않은 만큼 정서적 아동학대를 분명히 하는 내용 등의 '아동복지법' 개정을 위해 국회,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18일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함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선생님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교육 3주체의 소통과 참여를 통해 모두가 행복하고 존중받는 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