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034220)가 디스플레이 밝기와 내구성을 키운 차량용 3세대 탠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내후년부터 양산한다. 2019년 최초로 탠덤 OLED를 상용화하고 지난해 2세대 제품을 양산한 데 이어 차세대 제품 양산 시점을 정하면서 제품 개발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장 디스플레이에 더해 태블릿 등 정보기술(IT) 제품까지 탠덤 OLED의 수요처가 확대된 만큼 실적 개선 기여도 역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세대 대비 휘도(밝기)와 소비 전력을 각각 20% 개선한 차량용 3세대 탠덤 OLED 양산 시기를 2026년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탠덤 OLED는 레드·그린·블루(RGB)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방식으로 기존 1개 층인 OLED 패널 대비 내구성과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다. 지난해 양산한 2세대 제품을 올해 본격적으로 고객사에 공급함과 동시에 차세대 제품 양산 계획을 잡아 고객사 선점에 나선 것이다.
LG디스플레이가 탠덤 OLED 개발 속도전에 나선 것은 전장용 중소형 OLED 시장에서 기술 격차를 벌리고 시장 우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탠덤 OLED는 LG디스플레이 독점 구도에서 올해부터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에 뛰어들며 경쟁 대상이 생기기는 했지만 아직 중국 업체는 진입하지 못한 고부가 영역으로 평가받는다.
우선 품질 기준이 까다로운 차량용 OLED 분야에서는 OLED 소자에 가해지는 에너지를 분산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울 수 있다. 탠덤 OLED에서의 선제적인 행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제네시스와 벤츠·캐딜락·GM 등 다수의 완성차 업체와 손을 잡고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손기환 LG디스플레이 오토사업그룹 오토마케팅 상품기획담당 상무는 국제 나노기술심포지엄 및 융합전시회에서 “전장 사업에서 탠덤 OLED와 관련해 11개 고객사들과 복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말부터 시작해 향후 2~3년 내에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 고객사는 양산 첫해 캐딜락 이후 지난해 9개까지 확보했는데 올해 들어서도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디스플레이의 핵심 전장으로 떠오른 IT 시장에서는 탠덤 OLED 기술 강화가 중소형 OLED 물량 추가 확보로 연결될 수 있다. 지난해부터는 노트북과 태블릿 등 화면 사용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IT 제품까지 탠덤 OLED 시장이 확대되면서 해당 기술이 패널 선택 기준 중 하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처음으로 탠덤 OLED가 적용된 애플 아이패드 프로용 패널 공급 경쟁에서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 세계 최초 탠덤 OLED 개발과 차량용 패널 양산 경험 등이 물량 변동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업계 시선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탠덤 OLED 물량을 늘리고 기술 개발을 강화하는 등 거센 추격을 시작한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로서는 기술 격차를 다시 벌려놓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탠덤 OLED의 높은 단가와 제품군 확대 추세를 고려하면 실적 개선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 프로에 들어가는 OLED 패널 가격은 380~390달러(13인치 기준)로 스마트폰용 OLED 패널 평균 가격(50~60달러)보다 6배가량 높다. 태블릿 제품군에 공급되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비교해도 4배 정도 가격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3분기에 흑자 전환하고 4분기에는 30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트북과 모니터 제품에도 본격적으로 탠덤 OLED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노트북용 13인치 탠덤 OLED 개발을 완료하고 최근 양산을 시작하며 해당 시장 선점 또한 노리고 있다. 김준호 유비리서치 연구원은 “2026년 출시될 맥북 프로 모델에는 탠덤 OLED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7년에는 맥북 에어에도 OLED를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