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해당 발언은 거짓"…美 언론들, 트럼프 연설 '팩트체크' 착수

트럼프, 93분 최장 대선 후보 수락 연설

CNN "연설 내용 중 20건 이상 거짓 주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역대 최장 시간의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펼친 가운데 미국 언론들이 실시간으로 그의 발언을 검증하는 작업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은 18일(현지 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 나서자 중요 발언들에 대한 팩트체크에 착수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93분 동안 집권 이후 추진할 정치·외교·경제 정책들을 발표했다. 미국에서 TV로 중계된 대선 후보 수락 연설 가운데 역사상 가장 긴 기록이다. 종전 최장 기록 역시 2016년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직을 수락한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의 연설이었다.

NYT·WP·CNN의 검증에 따라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요 발언은 다음과 같다. △“나는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와 잘 지내고 있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한동안 중단됐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전 재개됐다. 북한은 2019년 5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같은 해 2019년 7월 2발을 추가로 발사했다.



△“트럼프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세금 감면안을 마련했다.” 2017년 12월 트럼프 당시 행정부가 발표한 약 1조 5000억 달러(약 2079조 1500억 원) 규모의 감세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나 물가상승률 감안 달러 기준 등으로 봤을 때 최소 6개의 감세안에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GDP 대비 비율로는 1981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감세안이, 물가상승률 감안 달러 기준으로는 2012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감세안의 규모가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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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출된 일자리의 107%가 불법 이민자들에 의해 빼앗겼다.” 공식적인 미국 고용 발표치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들의 추정치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증가한 불법 이민자들의 수는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시절 동안 창출된 모든 일자리를 차지하기에는 충분치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식료품 가격은 57%, 휘발유 가격은 60~70% 치솟았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식료품 가격 지수는 21% 상승했다. 또한 이날 현재 미국 휘발유 1갤런당 평균 가격은 3.51달러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날 대비 47% 상승했다.

△“(아프가니스탄 철수 때) 미군은 850억 달러 규모 군사장비를 남겨두고 왔다.” 해당 수치는 2021년 철수한 후 남겨진 장비 규모가 아니라 미국이 2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 안보에 지출한 총액에 준한다.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이 약 71억 달러 규모 장비를 두고 온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인플레이션은 없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인플레이션은 낮았지만 없지 않았다. 당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간 1.9% 상승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연간 1.4%보다 높다.

△“전 세계 범죄율이 하락하는 반면 미국의 범죄율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도시에서의 살인 등 강력 범죄율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증한 후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FBI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2023~2024년 1분기 폭력 범죄율은 트럼프 행정부 말기보다 낮다. WP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강력 범죄율이 50년 만에 최저치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무역협정을 맺어) 그들이 5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을) 구매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2019년 12월 중국과 체결한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라 중국은 2021년 말까지 5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해야 했지만 중국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미국의 농산물 수출은 무역 전쟁이 본격화했던 때와 비교해 회복됐지만 1단계 공약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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