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檢 김여사 대면조사…특별감찰관 임명해 의혹 원천 차단해야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12시간에 걸쳐 비공개로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경호와 안전상의 이유로 김 여사를 20일 서울중앙지검 관할 내의 정부 보안청사로 소환해 대면 조사를 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300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받은 의혹을 수사해왔다. 조사 내용에 대해 검찰 측은 “구체적인 수사 상황은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고, 김 여사 측 변호사는 “성실히 조사에 임해 사실 그대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 소환 조사는 재임 중인 대통령 부인으로서는 사상 처음이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검찰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로 대면 조사를 한 것은 “법 앞에 성역은 없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던 이원석 검찰총장의 평소 입장과는 다른 것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대검찰청이 이날 김 여사 소환 조사를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일부에서 “검찰총장 패싱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철저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거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해야 할 것이다. 김 여사는 명품 백 수수 논란 등에 대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고 진실을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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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한 것은 김 여사 의혹 논란 등으로 신뢰를 잃은 윤석열 정부가 국정 운영 리더십과 동력을 회복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 업무를 공식적으로 담당하는 제2부속실을 대통령실에 설치하고 대통령 친척과 측근들의 활동을 감시하는 특별감찰관을 조속히 임명해야 한다. 특별감찰관 제도는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들의 비위를 감시하고 예방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당시 초대 특별감찰관이 사직한 뒤 지금까지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끝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았지만 윤 대통령은 달라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2년 9개월 넘게 남은 임기 동안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려면 무엇보다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의 의혹부터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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