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불출마 결정 이후 하락폭을 확대했다. 장기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유 생산량 확대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9월물은 전날보다 0.45달러 내린 78.19달러에 마감하면서 5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만기를 맞은 8월물은 0.35 달러 하락한 79.78달러였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에너지 애스팩츠의 퀀트 애널리스틱스에 따르면 이러한 가격 하락은 시장 추세에 따라가는 '트렌드 팔로잉(trend-following)' 전략을 사용하는 상품 거래자문사에 의해 가속화됐다고 분석했다.
분석가들은 또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결정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원유 생산량 증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유가가 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처럼 WTI 최근월물 가격이 하락했지만 가장 가까운 두 개의 월별 선물 계약 간의 가격 차이인 선물 스프레드는 현재 원유 가격이 미래 인도 가격보다 높을 때 발생하는 백워데이션 상황에서 1.53달러로 강세를 보였다. 이는 단기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미국석유협회(API)에 따르면 전국 원유 비축량은 지난 3주 동안 감소해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플러스(OPEC+)가 생산량을 줄이면서 올해 유가는 상승세를 보였고, 북반구의 여름 동안 글로벌 비축량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간의 전쟁,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단체들과의 충돌 등 원유공급을 위협할 수 있는 지역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등 지정학적 긴장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또 캐나다 앨버타주 유전지대에서 폭염으로 산불이 발생해 하루 34만8000 배럴 규모의 생산이 위험해 처한 것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