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는 지상파와 종편 대비 유리한 위치에 있어요. 이미지가 젊고 트렌디하면서 색은 강하지 않기 때문에 어디와도 협업할 수 있고 제작진도 자율성이 높습니다 . 앞으로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계속 시도하면서 동시에 TV에서만 볼 수 있는 스토리와 스케일 있는 콘텐츠를 내놓겠습니다.”
올해 개국 20주년을 맞은 스카이라이프TV의 김호상 대표는 23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ENA는 유일하게 지표가 성장 중인 채널”이라며 “가성비 좋은 예능을 중심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을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청춘불패’ 등 KBS에서 예능을 제작해온 PD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스카이라이프TV 대표로 취임했다.
스카이라이프TV는 글로벌 시청자까지 사로잡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방영한 채널 ENA를 보유하고 있다. ENA는 이외에도 연애 예능의 대표 주자 ‘나는 솔로’, 대세 유튜버와 함께 떠나는 여행 예능 ‘지구마불 세계여행’ ‘곽준빈의 세계기사식당2’까지 연달아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이런 흥행은 대변신의 결과다. 기존 ‘스카이TV’가 2022년 4월 ‘ENA’로 채널을 리브랜딩했는데 이후 드라마 제작 방영을 강화한다는 전략이 ‘우영우’로 성공했다. ENA는 최근 IPTV와 프로그램공급사(PP)의 위기 담론 속에서 트렌디한 예능으로 콘텐츠를 확장하고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반적으로 PP와 IPTV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숏폼의 대두로 광고 수입과 가입자 감소라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드라마 제작비는 5년 전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고 한다. 하지만 ENA만은 다른 채널과 달리 성장 중이다. 닐슨코리아가 조사한 6월 채널 순위에서 ENA는 7위로 2월의 16위 대비 크게 상승했다. 타깃 시청률 역시 두 배 넘게 뛰었다. 김 대표는 “우리 채널은 광고가 지난해와 대비해 성장 중”이라며 “톱7 채널 안에 진입한다면 생존할 수 있다는 전략을 갖고 IP 확보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ENA는 채널 인지도 향상을 위해 타 사와도 활발히 협업 중이다. ‘나는 솔로’는 SBS플러스와 동시 편성 중이고 ‘곽준빈의 세계기사식당2’는 EBS와 협업해 제작·방송 중이다. 김 대표는 “채널 브랜드가 각인이 덜 돼 있어 인지도가 높은 채널과 함께하는 전략을 쓰고 있고, 현재는 인지도가 많이 올라온 상황”이라며 “지상파나 종편 채널들의 제작진 역량이 강하기 때문에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시장 위축에도 ENA의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한 것은 미디어 투자를 확대 중인 KT의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드라마는 스튜디오지니와 협업해서 만들고 있다”며 “KT 미디어그룹의 12개 자회사들과 협업해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 업계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스카이라이프TV도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3년 내로 턴어라운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준 높고 트렌디한 콘텐츠들이 계획을 뒷받침한다. 상반기 호평을 받았던 드라마 ‘크래시’의 뒤를 이어 8월 손현주·김명민 주연의 ‘유어 아너’가 방영된다. 9월에는 신혜선·이진욱의 ‘나의 해리에게’, 11월에는 김세정의 ‘취하는 로맨스’가 편성 예정이다.
새로운 먹거리인 예능 라인업도 활발하다. 9월에는 도경완·장윤정 부부의 ‘내 아이의 사생활’이, 11월에는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이 방송된다. 월간 음악 방송도 신설했다. 김 대표는 “8월 일본에서 콘서트도 개최할 예정”이라며 “해외 공연들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