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차에 접어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적격성을 두고 공방이 계속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5일에도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전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청문회가 자정까지 계속되자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곧장 차수를 변경한 뒤 새벽 1시까지 약 13시간 동안 청문회를 이어갔다.
야당은 전날에 이어 이 후보자의 MBC 재직 시절에 대한 질의에 집중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2년 MBC 파업 당시 이 후보자가 노조 탄압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언급하며 “공정과 중립을 외치던 후보자의 본질은 결국 노조 탄압, 여론 조작, 법인카드 사적 유용, 극우 편향뿐”이라며 “방통위원장이 아니라 범죄위원장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MBC가 특정 정파적 색깔을 유독 강하게 띠는 방송”이라고 받아치며 이 후보자에게 “위원장이 되면 언론노조에 의한 편파 보도를 바로잡을 방법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MBC의 편향성을 시정할 수 있는 이사가 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하며 사퇴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과 이 후보자 간의 신경전도 재연됐다. 이 후보자가 노조 와해를 위한 여론 조작 시도 의혹을 부인하기 위해 양손에 A4용지 자료를 들자 최 위원장은 “지금 피켓 투쟁하는 건가”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후보자가 “위원장님 본인이 불쾌하니 사과하라는 얘기인가”라고 받아치며 벌어진 여야 간의 설전은 이 후보자의 사과로 일단락됐다.
이 후보자는 전날 5·18민주화운동 폄훼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비판에 “손가락 운동을 조심하겠다”고 답한 것에 대해서는 발언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해당 발언은 과방위와 5·18 희생자, 광주 시민을 조롱하고 모욕한 것”이라고 질타하자 이 후보자는 “취소하고 사과드린다”고 했다.
야당이 무더기로 채택한 참고인의 대다수는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앞서 과방위는 2차 청문회에 배우 정우성, 영화감독 박찬욱 등 유명인을 포함한 증인·참고인 30여 명을 불러 ‘문화예술인 좌파·우파 편 가르기’에 대해 질의할 계획이었으나 참고인 대다수가 불출석하며 무산됐다. 증인으로 채택된 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도 회의 직전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