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개발사 에픽게임즈가 삼성전자(005930)의 애플리케이션(앱)마켓 ‘갤럭시스토어’에서 자사 앱을 철수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기본 설정으로 사용자가 외부 앱을 설치하지 못하게 하는 사이드로딩 차단 기능이 들어간 것에 반발한 것이다. 에픽게임즈는 이것이 “반경쟁적”이라고 삼성전자를 비난하며 애플·구글에 이어 앱마켓 갈등의 전선을 넓혔다.
에픽게임즈는 25일(현지 시간) “포트나이트와 자사의 다른 게임들은 삼성전자 갤럭시스토어를 떠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기기에서 사이드로딩을 기본적으로 차단하는 반경쟁적 결정에 항의한다”고 밝혔다. 에픽게임즈는 아직 구글플레이에도 앱을 출시하지 않아 이번 결정으로 당분간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포트나이트를 즐길 수 없게 됐다.
쟁점인 사이드로딩은 구글의 구글플레이, 애플의 앱스토어,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스토어 등 자사 앱마켓이 아닌 타사 앱마켓으로 앱을 유통하고 내려받는 방식이다. 원스토어나 APK 파일이 대표적이다. 에픽게임즈도 자체 앱마켓인 에픽게임즈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그동안 악성 앱에 의한 보안 침해 우려로 사이드로딩을 금지해온 애플, 앱스토어의 최고 30%의 수수료 정책에 반발해 사이드로딩 허용을 요구해온 에픽게임즈가 서로 소송전까지 벌이며 갈등을 빚어왔다.
삼성전자는 최신 운영체제(OS) ‘원UI 6.1.1’이 들어간 신제품 ‘갤럭시Z폴드6’와 ‘갤럭시Z플립6’부터 ‘허가되지 않은 출처의 앱 차단’을 포함하는 ‘자동 차단 기능’을 기본 설정으로 적용했다. 사용자가 직접 설정을 찾아 바꾸지 않는 이상 사이드로딩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순차적으로 원UI 업데이트를 받을 다른 갤럭시 스마트폰들도 같은 설정이 적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에픽스토어의 결정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에픽스토어는 또 자체 앱마켓을 통해 유럽에서 iOS용 앱을 재출시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외부 앱마켓 ‘알트스토어’에도 iOS 앱을 유통한다. 애플·구글보다 낮은 12%의 수수료 정책을 내걸었다. 유럽연합(EU)이 빅테크의 시장 독점 행위를 강력하게 규제하는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하면서 애플이 이 지역에 한해 사이드로딩을 허용한 결과다.
에픽게임즈는 “우리는 오랫동안 iOS와 안드로이드 OS에서 (개발사가) 스토어(앱마켓)를 두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권리를 옹호해왔다”며 “유럽의 DMA, 영국과 일본의 비슷한 법, 전 세계적 규제 조사, 미국에서 구글에 대한 에픽게임즈의 승소 등으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