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경제를 떠받치던 독일의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저성장을 유지해 왔지만 올해는 소폭 성장할 것이라는 지배적인 전망에 어긋나는 지표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에 비해 0.1%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독일의 2분기 GDP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0.1% 감소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 0.0%인 전문가 예측치를 각각 밑도는 수치다.
통계청은 2분기 장비와 건설 부문 투자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0.4% ‘역성장’한 독일 경제는 올해 1분기 0.2%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2분기에는 다시 내려앉았다.
독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0.3%, 내년은 1.0%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기 비관론이 늘어나 목표치를 달성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 경기선행지표인 ifo 기업환경지수는 올해 1월 이후 반등하다가 5월부터 다시 3개월 연속 떨어져 7월에는 87.0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ifo연구소는 "향후 경기에 대한 기업들 비관론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최근 몇 달간 회복세를 보이던 서비스 부문 지표도 다시 하락했다"고 말했다.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0.5% 이상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지 거의 2년이 됐다"며 "전문가들은 독일 경제가 올해 소폭 성장할 것으로 예측해왔지만 많은 지표들을 보면 2분기 이후에도 상황이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 정부는 최근 내년도 예산안을 짜면서 경제 체질개선과 각종 투자계획 49개 항목으로 구성된 '성장계획'에 570억유로(약 85조4천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GDP가 0.5% 더 증가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모니카 슈니처 독일경제전문가위원회 위원장은 "기업 부담을 덜어주는 재정적 조치가 너무 적다"며 "이 조치로 단기간에 경제성장률이 0.5% 뛴다고 보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