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가 서울 핵심 주거지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공덕동의 후발 재개발 사업지들도 동시다발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공덕동은 서울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지금도 높은데 인근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 등이 구체화되면서 ‘배후 주거지’로서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소위원회에서 ‘공덕8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일 밝혔다. 공덕동 11-24번지 일대의 공덕8구역은 지하철 애오개역과 공덕역 동측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다. 최근 서울 강북 최초로 평(3.3㎡)당 분양가가 5000만 원을 넘겨 화제를 모은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공덕1구역)와도 가깝다. 공덕8구역은 지금은 구릉지에 위치한 노후 저층 주거지지만, 이번에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안이 시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향후 지상 26층, 15개 동, 1564가구 대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애오개역·공덕역 동측 재개발 사업지들은 최근 들어 정비사업의 주요 절차를 잇따라 통과하고 있다.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 남측에 붙어 있는 공덕6구역은 2010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5년 만인 올 6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재개발 사업의 8부 능선’이라 불리는 절차를 넘은 만큼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만리재로를 사이에 두고 공덕8구역과 마주보고 있는 공덕7구역은 신속통합기획 자문 방식을 이용해 지난해 7월 정비 계획안을 마련했고 9개월 만인 지난 5월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됐다. 공덕6구역과 7구역은 각각 지상 20층, 3개 동, 166가구와 최고 26층, 10개 동, 703가구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된다.
이 구역들은 2003년 시작한 ‘아현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사업이 거의 완료된 공덕·아현·염리동 일대에서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으로 꼽힌다. 8개 아현뉴타운 구역 중 6개 구역이 입주를 완료하며 일대에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2014년 준공),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2021년), 마포 더 클래시(2022년) 등의 신축·준신축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그 결과 마포구는 서울 서쪽의 핵심 주거지로 떠올랐다. 최근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 서울 집값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면적 84㎡가 6월 말 19억 9000만 원에 팔려 지난해 12월의 19억 원보다 9000만원이 뛰는 등 신고가·상승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 6월(7월 18일 집계 기준) 서울의 구별 아파트 상승 거래 비중은 마포구가 56.3%로 가장 높았다.
특히 공덕동은 지하철 4개 노선이 다니는 공덕역이 위치해 광화문·여의도 업무지구 이동이 편리하고 개발 호재가 많은 용산과도 가까워 미래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가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 163대 1에 달하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한 것도 공덕동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방증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공덕 6~8구역은 역과 거리는 조금 있지만 공덕동이라는 입지적 장점이 있고 최근 마포 신축 아파트의 가격도 빠르게 뛰고 있어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사업이 대부분 초기 단계라 투자 시 완공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도 “공덕동 일대가 도심 접근성이라는 장점으로 부각이 되고 있기 때문에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분담금 이슈에도 불구하고 공덕동 재개발은 경쟁력이 있는 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