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특별조치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첫 주자로 나서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이 종전 기록을 경신한 지 나흘만이다.
박 의원은 전날 오후 2시 54분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통과를 반대하는 필리버스터에 돌입한 뒤 15시간 50분 만인 이날 오전 6시 44분께 토론을 마무리했다. 박 의원은 발언을 이어가던 중 더불어민주당 측 다음 찬성 토론 주자로 예정된 이상식 의원에게도 발언 기회를 달라는 민주당 의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단상에서 내려왔다.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예산에 대한 잔뼈가 굵은 박 의원은 약 16시간의 필리버스터를 통해 야권이 추진하는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의 부당성과 부작용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소득계층을 구분하지 않고 전 국민에 돈을 뿌리는 방식을 해 오지 않은 이유는 첫 번째로 ‘효과의 부실함’이다”며 “두 번째는 시장 경제의 원칙에 어긋나며, 세 번째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 예산에 소요되는 돈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국가 예산은 항구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데 써야 되는 것이지, 일시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데 돈을 쓰는 것은 나라를 위태롭게만 한다”고 꼬집은 뒤 “기본소득은 시장 경제를 약화시키고, 사회 보장 인프라를 건너뛰게 하며, 우리가 갖고 있는 자유 책임의식 개념을 역전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세금으로 주는 기본 소득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은 소득 수준별로 전 국민에게 지역사랑상품권을 1인당 25만원에서 35만원까지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의원 전 최장 기록을 썼던 김 의원은 지난달 29일 방송 4법의 본회의 통과를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13시간 12분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