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韓 중진국 함정 극복”…지속 성장 위해 노조·야당도 힘 모아야


세계은행(WB)이 한국을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에서 벗어난 성공 사례로 거론하며 ‘성장의 슈퍼스타’라고 높이 평가했다. 세계은행은 1일 발표한 ‘2024년 세계 개발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 발전사는 개발도상국 정책 입안자의 필독서”라고 소개했다. 중진국 함정이란 개도국이 중진국으로 진입한 뒤 고소득 국가로 발전하지 못하고 성장이 지체되는 현상을 말한다. 세계은행은 중진국 함정을 극복하기 위해 투자(investment), 기술 도입(infusion), 혁신(innovation) 등 세 가지가 필요하다는 ‘3i 전략’을 제시했다. 이어 수출 진흥, 투자 촉진, 기술 도입 총력, 연구개발(R&D) 지원, 교육 투자, 금융·재벌 개혁 등이 한국의 성공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의 성장 공식은 강성 노조의 기득권 지키기 투쟁과 여야의 끝없는 정쟁으로 도전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기술 패권 전쟁에서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수출 기업 지원과 규제 혁파, 노동 개혁 등이 필요한데도 강성 노조와 거대 야당은 이를 가로막고 있다. 기업의 과도한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세법 개정이나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K칩스법 처리 등은 야당의 ‘부자 감세’ ‘대기업 특혜’ 주장 등에 발목이 잡혀 진전이 없다. 또 삼성전자는 노조의 총파업 시도 및 게릴라성 파업 예고로 생산성 향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더불어민주당은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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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보고서는 1인당 국민소득 1137~1만 3845달러 수준의 중진국들이 20~30년 내 고소득 국가로 발돋움하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우리가 극단의 정치와 강성 노조에 발목이 잡혀 산업 혁신을 게을리한다면 우리는 선진국에서 미끄러져 다시 도약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노동계와 거대 야당은 엄혹한 글로벌 정글의 현실을 직시하고 ‘투쟁 중독증’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노사정이 원팀으로 뛰면서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국민소득 3만 달러대를 넘어 4만·5만 달러 수준의 부강국으로 진입하는 꿈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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