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한미사이언스(008930) 사내이사가 소유한 266억 원 상당의 주식과 토지에 대해 가압류 결정이 내려졌다. 따라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로의 자산 매각이 현실적으로 힘들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주가 하락으로 또 다시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구간에 진입했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모녀(송영숙 한미약품(128940)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측과 손을 맞잡으면서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은 가운데 형제(임종윤·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측은 사면초가에 처하게 됐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임주현 부회장이 오빠인 임종윤 사내이사를 상대로 제기한 가압류 신청이 최근 법원에서 인용됐다. 임 부회장은 임 사내이사에게 빌려준 돈 266억 원을 반환하라며 지난 3월 소송을 제기했고, 채권보전 조치로 가압류 신청을 냈다. 가압류 된 재산은 임 사내이사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233억 원 규모와 부동산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곧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주식과 부동산 일부가 동결됐다는 의미다. 가압류를 해제하기 전까지는 지분 매각 등 소유권 이전 작업이 불가능하다.
임 사내이사는 그간 임주현 부회장의 지속적인 상환 요청에도 묵묵부답이었다. 임주현 부회장은 채무자가 오빠여서 고심을 지속해오다 불가피하게 채권자로서 가압류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사내이사는 본인 소유 주식의 99%가 금융기관 대출 담보로 묶여있다. 잔여 상속세 683억 원 중 올해 분은 납부했더라도 아직 약 500억 원을 더 내야 한다. 특히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지난 2일 3만450원까지 떨어지면서 마진콜 우려가 커졌다. 추가 하락시 기존에 받은 주식담보대출을 일부 상환하거나 담보를 추가로 제공하지 않으면 금융사가 반대매매로 대출금을 회수하게 된다.
이번 법원의 가압류 결정이 9~10월로 예상되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어떻게 작용할지도 변수가 됐다. 신 회장과 모녀의 대주주 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을 10명에서 12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과 신규 이사 3인(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을 선임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지난달 29일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했다.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구도를 바꿔 전문경영인 체제를 만들기 위해서다. 한미약품의 경우 대주주 연합을 중심으로 독자 경영을 본격화 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현재 모녀 측은 48.19%의 지분과 함께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등 우호 지분을 모아 정관 개정이 가능한 66.7%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반면 임종윤·종훈 형제 측 특별관계자 지분은 29.07%로 확실한 저지선을 확보하진 못한 상태다. 임종훈 대표는 임시주총 소집에 대해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