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신임 서기장 또럼… ‘베트남의 시진핑 되나’ 우려

권력 서열 1위 취임 '공안통'

'부패' 빌미로 부총리등 사임

주석·서기장 겸임 여부 주목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AP연합뉴스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AP연합뉴스





베트남에서 ‘반부패 수사’를 주도해온 또럼(사진) 베트남 국가주석이 이달 3일 권력 서열 1위인 공산당 서기장 자리에 오른 가운데 중국식 1인 체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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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AFP통신과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공산당은 신임 서기장을 선출한 전날 중앙위원회에서 레민카이 부총리 등 고위직 인사 4명의 사임을 승인했다. 카이 부총리 외에 장꾸옥카인 천연자원환경부 장관 및 꽝닌성과 뚜옌꽝성 당서기도 물러났다. 공산당은 이들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부패와 관련된 당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최근 수년간 강력한 반부패 수사를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대대적인 사정으로 당과 정부 간부 등 수천 명이 체포됐다.

당국의 부패 척결 수사는 럼 신임 서기장이 주도했다. 공안부에서만 40여 년간 근무한 럼 서기장은 2016년 공안부 장관을 맡아 반부패 수사를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최고위층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차기 지도자 후보군에 속한 인사들도 줄줄이 낙마했다. 동남아 전문가인 재커리 아부자 미국 국방대 교수는 “럼 서기장이 반부패 수사를 무기 삼아 정치국 내 서기장이 될 자격이 있는 경쟁자들을 체계적으로 쓰러뜨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럼 서기장의 주석직 겸직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베트남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공산당 일당 체제이지만 공산당 서기장, 국가주석(외교·국방), 총리(행정), 국회의장(입법) 등 권력 서열 1∼4위의 최고 지도부가 권력을 분점·견제하는 집단지도체제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럼의 등판으로 공안부가 중심이 돼 집단지도체제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호주 국방대학의 베트남 선임 전문가인 칼 테이어는 “람이 견제와 균형 없이 베트남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이 된다면 민주적 중앙집권제의 규범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내 여러 관리와 외교관들은 럼 서기장이 서기장직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산당이 새 국가주석을 지명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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