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나 편의점 내 물건 배치는 그동안 점주들이 감으로 하던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업계에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의 과학적인 매장 관리가 일반화될 것입니다.”
김태훈(사진) 딥핑소스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서울상록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AI 기술로 CCTV 영상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뽑아내 매장의 개선점을 짚어내는 솔루션을 고객사에 제공 중”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고객사는 딥핑소스 솔루션을 통해 매장 레이아웃 최적화, 상품 진열 개선, 인력 배치 최적화 등을 실현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매장에 들어왔다가 아무 것도 사지 않고 나가는 손님이 왕왕 있는데 이는 필요했던 물건이 눈앞에 바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고객 동선과 상품 진열 상태 등 분석을 통해 매출을 올리면서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매장 운영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2018년 설립된 딥핑소스는 AI 기반 비식별화 기술로 유통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스타트업이다. 비식별화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거하거나 변형해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하는 과정을 말한다. 기존에 대형마트와 같은 유통 체인에선 CCTV에 담긴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했지만 개인정보 침해 우려로 선뜻 나서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딥핑소스의 익명화 기술은 데이터 내 개인 식별정보를 없애면서도 AI가 필요로 하는 주요 특징 정보를 보존한다.
김 대표는 “딥핑소스의 강점은 개인 익명 처리를 하면서도 고객 표정 등 원본과 거의 동일한 정확도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글로벌 고객사는 미국과 일본 등을 포함해 20여 곳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땅이 넓은 미국에선 마트 규모가 절대적으로 큰 편이라 많은 일손이 필요하지만 도시가 아닌 외곽 지역에선 코로나19 이후 구인난이 극심해졌다”면서 “인건비 상승으로 노동력이 부족한 미국에서 유통 업계와의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잠재 고객사로는 백화점을 들었다. 김 대표는 “아직까지는 컨설팅 업체가 백화점 개선 관리를 맡고 있는데 컨설팅 회사 직원이 직접 현장에 파견을 가서 관찰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다 보니 비싸고 오래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면서 “기존의 컨설팅 방식을 완전 자동화해 유통 업계의 AI 비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