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 중 하나는 ‘총알 탄 사나이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남자 100m다. 이번 파리 대회에서는 노아 라일스(27·미국)가 0.005초 차로 키셰인 톰프슨(23·자메이카)을 제치고 5일 챔피언에 올랐다. 0.005초의 미세한 차이가 메달 색깔을 바꿔 놓는 것이 육상 트랙 종목이다.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갖가지 첨단 기술이 활용된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트랙이 깔려 2개의 세계 신기록과 3개의 올림픽 신기록을 만들어냈다. 1976년 이후 모든 올림픽 트랙을 제작한 이탈리아 제조업체 몬도(Mondo)는 도쿄 대회 트랙을 제작하며 트램펄린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기술을 접목시켰다. 이 기술은 선수들의 동작을 단순히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그 힘을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돌려줘 기록 단축을 돕는다.
이번 대회 육상 종목이 열리는 스타드 드프랑스에는 도쿄 대회 때보다 진보한 기술의 보라색 트랙이 설치됐다. 색깔은 파리의 감성을 표현한 것인데 그 안의 기술은 더 심오하다. 몬도의 연구개발(R&D) 관리자인 알레산드로 피셀리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보라색 트랙은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 사용된 버전보다 성능도 더 뛰어나다. 도쿄 트랙에는 특별히 만들어진 새로운 고분자 소재가 사용됐고 이번 올림픽에서는 이를 더 개선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대회 트랙에는 선수들의 발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미세한 공기 구멍들도 트랙 하부에 설치돼 선수들의 기록 단축을 돕는다. 피셀리는 “보라색 트랙은 새로운 세대 신발과 트랙 사이 동적 연결에 중점을 둔 제품이다. 트랙에 적용된 기술 덕분에 선수들 경기력이 1~2%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몬도가 자신한 대로 파리 올림픽 육상 종목에서는 아직 대회 초반이지만 신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혼성 계주팀은 3일 열린 혼성 1600m 계주 예선에서 3분 07초 41의 세계신기록을 썼고 남자 1만 m의 조슈아 체프테게이(우간다)도 올림픽 신기록(26분 43초 14)을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