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에듀테크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교육과 ICT의 결합이 가속화하면서 에듀테크 시장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는데다 AI 기술의 수익화에 유망한 분야로 주목받으면서 테크기업들의 새로운 격전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내 교육 기업과 협업해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AI 코치가 학생이 작성한 서술형 문항을 평가하고 첨삭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네이버는 스마트 어학 학습 브랜드 ‘뇌새김’ 운영사인 위버스마인드 등 교육 기업과 맞춤형 어학 수업 제공 서비스 고도화도 추진하고 있다. AI가 개인별 학습 수준과 취약점을 분석하고 이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학습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AI 튜터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KT(030200)도 맞춤형 AI 교육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투자사인 AI 기업 업스테이지 및 AI 기반 학습 플랫폼 ‘콴다’ 운영사인 매스프레소와 협업을 통해 수학 특화 언어모델 '매스 GPT’를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트업 튜링은 자기 주도형 AI 수학 학습 플랫폼 ‘수학대왕’을 전국 학교와 학원에 공급하고 있다. 수학대왕은 학생들이 5문제만 풀어도 실력을 진단하고 오답과 유사한 유형의 문제를 자동으로 생성해 약점 보완을 돕는 것이 특징이다.
기업들은 교직원의 업무를 보조하는 AI도 선보이고 있다. AI가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여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AI 관리 서비스 전문 기업 베스핀글로벌은 울산시교육청의 생성형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 '우리 아이(AI)’를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도 경북도교육청과 AI 플랫폼 학교지원종합자료실을 개설했다.
무하유는 챗GPT를 이용해 작성한 글을 탐지하는 ‘GPT킬러’를 개발해 학습 윤리 의식을 제고하고 있다. 미추홀외국어고, 서울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에 'GPT킬러'를 공급해 표절을 사전 예방한다.
테크 기업들이 교육 산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내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연평균 8.5%씩 성장해 2026년 10조 8319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를 활용해 지식을 축적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학습할 줄 아는 역량이 더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교육 부문의 디지털 전환은 조만간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에듀테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도 호재다. 내년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AI 디지털 교과서가 대표적이다. AI 교과서는 내년 초등학교 3~4학년, 중1, 고1 수학·영어·정보 교과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AI 디지털 교과서를 위한 AI 및 플랫폼 개발뿐만 아니라 인프라도 구축하며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올해 1월부터 한국교과서협회와 손을 잡고 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인프라 제공을 준비 중이다. NHN클라우드와 KT클라우드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발주한 디지털교과서 플랫폼 클라우드 사업을 공동 수주했다.
국내 기업들은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LG(003550) CNS는 일본 내 300여 개 직영 어학원을 운영하는 현지 교육업체 이온과 영어회화 AI 튜터 앱을 개발해 일본 공교육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교육용 웹브라우저 플랫폼인 웨일 스페이스와 기기 웨일북을 베트남과 몽골 등 해외 교육 현장에 제공한 네이버클라우드는 추가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AI와 교육의 수출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