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 7월 수출 예상치 크게 밑돌아…경기 침체 그림자 짙어지나

7월 수출 7.0% 증가…예상치 9.5% 하회

수입은 예상 상회 "美 제재에 선제 주문 효과"

세계 관세·무역 장벽 등 하반기 부담 더해

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중국의 지난달 수출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글로벌 소비 둔화와 미국 등의 무역 제재 등을 고려하면 중국 경제에 대한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돼 중국 정부가 내수 촉진을 위한 더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이 제기된다.



7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수출액은 3005억 6000만 달러(약 413조 24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증가했다.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9.5%)와 6월 수출 증가율(8.6%)을 모두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는 5월(7.6%) 이후 최근 3개월래 가장 낮은 수출 증가율이기도 하다. 중국의 수출은 3월(-7.5%)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가 4월(1.5%)부터 개선세를 지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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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로는 베트남(22.3%)을 비롯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에 대한 수출이 10.8%로 가장 크게 늘어났다. 대만(13.3%), 홍콩(10.7%) 등 중화권 수출도 증가했으며 대미(對美) 수출(2.4%) 역시 소폭 늘었다. 반면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1.1%)은 감소했고 특히 네덜란드(-12.3%)의 경우 급감했다. 한국(-3.1%), 일본(-6.3%), 러시아(-1.1%) 수출 역시 줄었다.

같은 날 발표된 7월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7.2% 증가한 2159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3.2%)와 전달(-2.3%)를 모두 웃돌았다. 로이터통신은 “수입 증가는 미국의 칩 제재가 강화될 가능성을 염두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주문을 늘린 데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7월까지 중국의 올 상반기 무역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5% 성장했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됐던 수출 지표가 둔화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한층 깊어졌다. 데이비드 쿠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연구원은 “7월 수출 부진은 지난 분기 중국 경기 회복의 버팀목이었던 대외 무역이 이번 분기 성장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을 시사한다”며 “최근 미국 경제의 약세 조짐을 고려하면 특히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상반기 수출 호조로 내수 부진과 부동산 장기 침체 등에 따른 경제 충격을 상쇄한 바 있다. 중국이 직면한 서방의 무역 장벽 역시 부담이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튀르키예·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역시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응해 관세 인상 등 조치에 나섰다.

중국 대외 무역이 하반기 더 힘겨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문가 사이에서는 내수 진작을 위한 더 많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중장기 경제 대책을 발표했지만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게리 응 나틱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소비 부진과 관세가 압박을 더하는 가운데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경우 중국의 주된 성장 동력인 수출은 수개월 내 둔화할 것”이라며 “중국으로선 5%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수 중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절박함이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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