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증권 당국이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 월가의 대형들을 상대로 ‘스윕 계좌’ 운용 방식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다. 스윕 계좌는 계좌의 유휴 현금을 고수익 투자처로 옮겨 고객에게 높은 수익을 제공하겠다는 게 목표인데 금융 기관들은 고객에게 제대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월가의 여러 은행들이 스윕 계좌와 관련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이자 지급을 조직적으로 속여 고객에게서 뜯어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스윕은 계좌에서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자금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발생하는 투자처로 옮겨 굴러가도록 하는 금융 기법이다. 하지만 금융사들의 계좌 관리에 구멍이 생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익이 나지 않은 곳으로 자금을 옮기거나 관련 사실을 고객들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최근 금융사들은 조사 사실을 공시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5일 SEC가 4월에 관련 정보를 요청했다고 알렸다. 웰스파고도 최근 재무공시에서 SEC와 합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고,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조사를 받았다고 알렸다.
관련 소송전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LPL파이낸셜, 어메리프라이즈는 최근 고객들이 소송을 제기했고 웰스파고도 지난달 집단소송을 당했다.
고객들의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로펌 측은 “우리가 말하는 피해액은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어메리프라이즈 소송에 나선 이들은 “금융 사들의 부정행위는 스스로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줬다”면서 “이에 반해 고객에게는 엄청난 피해를 입혀 고객에 대한 의무를 노골적으로 위반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