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신규 사회적책임(CSR) 프로그램인 ‘삼성 다문화 청소년 스포츠 클래스’가 출범 반년을 맞았다. 다문화 청소년들의 스포츠 활동을 독려해 자신감과 사회성을 기르는 것은 물론 이들이 겪을 수 있는 정서적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해 ‘맞춤 지원’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8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다문화 청소년과 함께하는 ‘여름캠프’를 개최했다. 제일기획이 주관사를 맡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호텔신라·에스원 등 8개 관계사가 함께 참여했다.
캠프에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각 지역에서 16개 스포츠 클래스에 참여하고 있는 다문화 청소년 160여 명이 한데 모였다. 이들은 상반기에 배운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또래들과 함께 즐기며 협동심과 자신감을 키웠다. 제일기획을 비롯한 삼성 9개사 스포츠 동호회 등 임직원 50여 명도 참여해 축구·농구 등 프로그램을 함께 즐겼다.
다문화 청소년 스포츠 클래스는 임직원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삼성은 지난해 상생 협력 추구에 적합한 신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했다. 투표를 거친 결과 다문화 청소년과 노인 대상 신규 사업이 꼽혔고 관련 비정부기구(NGO)와 협력을 거쳐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됐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된 1기는 16개 클래스로 꾸려져 280여 명의 청소년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이 이러한 신규 프로그램을 만든 건 다문화 청소년 지원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4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다문화 학생 수는 18만 1178명으로 10년 전(5만 5780명)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전체 학생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0.9%에서 3.5%로 높아졌다. 문제는 이 중 다수가 학교생활과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울감을 경험한 다문화 청소년의 비중은 2018년 18.8%에서 2021년 19.1%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자아존중감(5점 만점)도 3.87점에서 3.63점으로 낮아졌다.
이를 감안해 스포츠 클래스 프로그램은 다문화 청소년의 몸과 마음을 모두 챙기는 데 초점을 뒀다. 프로그램은 스포츠 전문 강사들이 축구·농구 등 스포츠 종목을 가르치는 몸 튼튼 클래스와 학교나 사회에서 다문화 청소년들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정서적 문제 해결을 위한 마음 튼튼 클래스로 구성됐다. 심리 정서 전문가들과 함께 다문화 청소년 전문 심리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1기 활동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클래스에 참여 중인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1기에 참여 중인 최정아(9) 양은 “친구들이 서운하게 해도 말을 잘 못하고 울기만 했었는데 스포츠 클래스에서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린 후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병철 창업회장의 ‘삼성문화재단’, 이건희 선대회장의 ‘안내견학교’에 이어 이재용 회장식의 사회 공헌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 회장은 “빼놓지 않고 기부를 챙기는 곳이 외국인 노동자 단체인데 외국인 노동자와 아이들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 황윤정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 협력 NGO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황인식 사무총장과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김종현 제일기획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통해 소속감과 연대감을 느끼며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자존감 높은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며 “이번 여름캠프에서 친구들과 서로 소통하며 몸과 마음의 건강한 성장을 이루기를 응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