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선두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3거래일 연속 주가 상승을 기록하며 약 3년 만의 ‘황제주(주당 가격 100만 원 이상)’ 복귀를 눈앞에 뒀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04% 오른 97만 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주가는 장중 한때 한때 97만 9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지난해 초부터 줄곧 70만~80만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해오다 올 2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 지난달 24일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미국 경기 침체 공포로 아시아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5일에도 주가 하락률은 2.31%에 그쳤고, 6일(4.27%)와 7일(3.45%) 모두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는 앞으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주요 증권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100만 원 이상으로 조정한 데 이어 유안타증권도 이날 회사의 목표주가를 기존 95만 원에서 115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립 이래 상반기 최대 매출(2조 1038억 원)을 달성한데다 지난달 초 1조4637억 원 규모의 초대형 수주 계약까지 체결해 안정적인 성장이 전망된다는 이유다.
특히 연내 통과가 기대되는 미국의 생물보안법(특정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 시행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높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생명과학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이 대두되면서 글로벌 제약 산업에서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CDMO의 빈자리를 국내 기업이 채울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조만간 약 3년 만에 황제주에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역대 최고가는 수정주가 기준 2021년 8월 18일 장 중 기록한 103만 4746원이다. 이후 주가는 단 한 번도 주당 100만 원을 넘긴 적이 없었다. 국내 마지막 황제주는 에코프로다. 에코프로가 지난해 9월 11일 황제주 자리에서 내려온 뒤 국내 증시에서 황제주 자리는 11개월 째 공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제약·바이오주들도 변동성 증시속 주가 랠리를 펼치고 있다. 진단키트 개발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녹십자엠에스(142280), 진매트릭스(109820)가 전일 주가 폭등에 이어 이날도 나란히 상한가를 찍었다. 오상헬스케어(036220)(24.44%), 씨젠(096530)(19.78%), 휴마시스(205470)(19.41%) 등의 기업들도 코로나19 수혜주로 묶여 줄줄이 주가가 올랐다.
창사 이래 최초로 세 분기 연속 흑자에 성공한 SK바이오팜(326030)도 이날 주가가 5.03% 오르며 ‘블랙먼데이’ 때의 급락분을 모두 회복했다. 뇌전증 치료 신약의 미국 매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으로 앞으로 본격적인 이익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정욱 타임폴리오운용 ETF본부 부장은 “미 대선에서 공화당이 이기든 민주당이 이기든 대중국 견제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의 중국 바이오 기업 견제로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