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과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 노력에도 여전히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모두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이달 들어서만 증가 폭이 2조 5000억 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11일 각 은행에 따르면 8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8조 2130억 원으로 7월 말 715조 7383억 원 대비 2조 4747억 원 증가했다.
은행들의 고정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 반등으로 주담대가 1조 6404억 원 늘었다. 올 4월 이후 지난달까지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온 주담대가 이달에도 큰 폭으로 늘면서 전체 주담대 규모는 지난달 말 559조 7501억 원에서 561조 3905억 원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은 8288억 원 증가하면서 8일 기준 103조 4356억 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달 5일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폭락 사태가 벌어지면서 대출을 받아 주식을 저가 매수하기 위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폭락장 당일인 5일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지난달 말 대비 5조 7865억 원 급증하기도 했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증가세의 주요 원인인 주담대를 관리하기 위해 지난달과 이달 초에 걸쳐 수차례 가산금리를 인상해왔다. 다만 주택 거래가 다시 활기를 띠는 상황에서 디딤돌대출과 버팀목대출 등 정책자금대출을 조이지 않고 시장의 수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은행권 재원으로 집행된 디딤돌·버팀목 대출 규모는 올 상반기 18조 10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같은 기간 증가한 은행권 전체 주담대(26조 1500억 원)의 69.2%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