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사석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언급할 때 여성을 비하하는 이른바 ‘B 워드(word)’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 2명을 인용해 그가 사석에서 반복적으로 알파벳 'B'로 시작하는 단어로 해리스 부통령을 모욕했다고 보도했다. 이 욕설에는 여성을 성적으로 혐오하는 의미가 담겼다.
트럼프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그런 단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언급할 때 사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 캠프도 사용하지 않을 단어"라고 부인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맞붙었던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문제의 단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지적이다.
당시 트럼프 지지자들은 '상대를 이기다, 누르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트럼프'라는 단어를 이용해 '그 X를 눌러라'는 구호를 사용했다.
이 구호는 티셔츠뿐 아니라 자동차 스티커, 양념 등 다양한 선거 상품에 인쇄돼 지지자들에게 판매됐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석에서 유부녀를 유혹한 경험을 털어놓는 녹음파일에서도 문제의 욕설이 사용됐다.
2016년 워싱턴포스트(WP)가 폭로한 문제의 녹음파일에는 "유명인이면 여성의 성기를 움켜쥐어도 괜찮다" 등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이 담겨 논란이 됐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직접 욕설을 사용하지는 않았더라도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여러 차례 인신공격성 발언을 이어 나갔다.
그는 지난달 말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행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인도계냐, 흑인이냐"며 인종 정체성 문제를 거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변호사 시험에 떨어졌으며 인지력 시험도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며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는 "트럼프는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도 훨씬 더 끔찍한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줬다"며 "다시는 백악관 근처에도 얼씬거리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