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국방·안보 라인을 전면 재배치하고 외교특별보좌관을 신설한 것은 정부의 달라진 안보 정책 방향성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방·안보 정책의 무게추가 우방국과의 관계 복원에서 북핵 위협과 북러 밀착 등 외부 도전에 더 강하게 응전하는 방향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안보실장(김성한·조태용·장호진)은 모두 미국 전문가나 외교부 출신이었다. 한미 동맹 강화뿐 아니라 한일 관계 정상화 등에 먼저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결과 한미 동맹은 핵 기반으로 격상됐고 ‘워싱턴 선언’으로 이어졌다. 정상화된 한일 관계에 기반해 한미일 3국은 지난해 8월 캠프데이비드 선언을 내놓기도 했다.
신원식 신임 안보실장은 전임자들과 달리 30년 이상 군에서 복무한 3성 장군 출신의 정통 군인이다. 육사 37기로 수도방위사령관과 합참 차장을 지낸 국방 안보 전문가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대통령실 경내까지 오물 풍선이 떨어지는 상황에 엄중하게 대처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국회의원과 국방부 장관을 맡았던 만큼 각종 외교 국방 현안에 대한 이해도 역시 깊다는 평가다.
김용현 국방장관 지명자는 군 통수권자의 의중을 가장 빠르게 이해하고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김 지명자는 윤 대통령 취임 때부터 지금까지 27개월 동안 경호처장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첫 국방장관 지명을 위해 관계자들이 김관진 전 국방장관 등 국방 전문가들에게 추천을 받았는데 “김 지명자를 임명하라”고 추천했을 만큼 국가관이 투철하고 군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육사 38기로 수방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등을 두루 섭렵한 엘리트 군인이다.
장호진 신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원전과 방산, 한중·한러·한미일 등 기존 안보실장 업무 분야에 더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급변할 외교안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국방·안보 라인 재배치 구상은 지난달 워싱턴 DC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다녀오면서 이뤄졌고 지난주 휴가 기간을 통해 완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신임 경호처장은 좀 더 검토가 필요해 함께 발표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러나 국방장관에 김 후보자를 지명한 데 대해 “회전문 인사의 극치이자 인사 만행”이라고 규탄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자 지명은 순직 해병 수사 외압과 구명 로비 의혹의 진상을 끝까지 은폐하겠다는 불통의 선언이자 특검을 바라는 국민에 대한 대통령의 항명”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에 안창호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도 지명했다. 검사 출신으로 헌재 재판관을 지낸 안 후보자는 법무부 인권과에 근무하며 공익법무관 제도를 주도적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헌재 재판관 당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왔고 법률복지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