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상승하는 물가와 인건비에 얹어지는 높은 전기요금으로 여름철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2019년 조사 결과, 41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구매한 손님에 대한 카페의 손익분기 시간은 1시간 42분이다. 1명이 음료 1개를 주문하고 1시간 42분 이상 카페에 머물면 업주 입장에서는 손해라는 얘기다.
정부가 부가세 신고매출액 연 6000만원 이하의 소상공인에게 전기요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운영 중이지만 1년에 최대 20만원 수준으로 큰 위안은 되지 않는다.
방학을 맞아 카페를 찾는 중고등학생, 대학생도 수익에 큰 보탬은 되지 않는다고 업주들은 말한다. 대부분이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코피스족'(카페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가장 저렴한 메뉴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키고 하루 종일 머무는 경우도 있다. 식사 시간 소지품을 자리에 놔둔 채 밥을 먹고 돌아와 다시 앉기도 한다.
테이크아웃이 주력이 아닌 매장은 회전율이 생명인데 오랜 시간 머물며 휴대전화, 노트북 충전까지 하는 손님들로 인해 소소하게 늘어나는 전기료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일부 매장은 콘센트를 막아두기도 했지만, 능사는 아니다.
한 카페 사장은 "전기를 못 쓰게 하면 학생들이 오지 않아 매출이 안 나오고, 전기를 쓰게 하면 회전율과 시간 대비 매출이 줄어들어 매출이 안 나온다"며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특히 대부분 단골과 지역 주민을 상대로 영업하는 개인 카페는 불친절하다는 소문이 날까 봐 손님에게 '바른말'을 하기도 어렵다.
일부 카페에서는 '3시간 이상 체류 시 추가 주문해달라'는 안내문을 붙여뒀지만 지키지 않는다고 쫓아낼 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카페들이 순수입을 늘리려고 울며 겨자 먹기로 인근 카페보다 영업시간을 두 시간 길게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