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성관계가 없었더라도 모텔 투숙과 드라이브만으로도 불륜으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정용석 부장판사는 A씨가 배우자의 내연관계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씨에게 1500만원의 위자료 지급을 명령했다.
연극배우 B씨는 A씨의 배우자 C씨와 같은 공연에 출연하며 친밀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드라이브를 가고 모텔에 투숙하기도 했다. A씨는 이를 근거로 B씨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B씨 측은 C씨와 단순히 연극 선후배 사이라고 반박했지만, 법원은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간통에 이르지 않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를 저버린 행위를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보고 있다.
정 부장판사는 "B씨와 C씨의 대화 내용은 단순한 동료 관계로 볼 수 없다"며 "성관계가 없었더라도 모텔 투숙 등의 행태는 부부 신뢰를 저버리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로 불륜 인정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향후 유사 사건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A씨가 청구한 3000만원 중 절반만 인정된 데 대해 "혼인 기간, 가족관계, 부정행위 내용과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