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함께 나누는 따스한 온기, 칭찬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어느 아침 출근길이었다. 로비에 서 계시던 보안 직원 한 분이 다가와 “너무 감사하다”고 칭찬을 건네셨다. 며칠 전 청소와 보안 일로 고생하는 분들의 휴게실에 새 집기를 넣고 인테리어 공사를 해드렸는데 필자를 칭찬해 주신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더 빨리 챙기지 못해 마음이 불편했는데 그날은 하루 종일 마음 한 켠이 따뜻하고 왠지 일도 평상시보다 훨씬 매끄럽게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필자도 경험했지만 칭찬이 만드는 힘은 생각보다 위대하다. 칭찬은 유명한 경제학자를 만들기도 한다. 존 스튜어트 밀은 어린 시절 ‘4+9’를 ‘2’라고 잘못 계산한 적이 있었는데 밀의 아버지는 그렇게 계산한 이유를 물었고 밀은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있으면 둘 아닙니까”라고 다소 엉뚱한 대답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아버지는 “너 말이 옳다, 넌 천재다”라고 말하며 오히려 그를 칭찬했고 ‘4+9=13’이 정답이 되는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했다고 한다. 그 이후 밀은 모든 수학 시험에서 100점을 받았다.



필자는 매주 일요일 주일예배를 드리는데 한 주 동안 고마웠던 일과 사람들 그리고 건강한 다음 주를 위해 정성껏 기도한다. 지난해 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예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문득 ‘한 주를 마감하면서 가장 고마웠던 회사 동료에게 칭찬을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주변에 의견을 나눠보니 반응이 좋았다. 이후 여러 아이디어를 수렴해 사내 시스템을 만들었다. 매주 금요일(Friday)마다 동료 간 따뜻한 선행(Goodness)에 감사하고 칭찬하는 ‘S-TGIF’ 칭찬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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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넌 될 거야’라고 계속 응원해 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고 감사한지 몰랐어요” “쑥스러워 표현을 잘 못했지만 올해 가장 큰 행운은 당신 같은 동료와 함께한다는 것입니다” “누군가 바위 틈에서 가쁜 숨을 쉬고 있을 때 물 한 모금을 건네주는 당신이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어느 멋진 책이나 시집의 글귀 같지만 필자의 회사에서 매주 나오는 직원들 간의 칭찬 메시지 중 일부다. 지난해 10월에 시작했고 강요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1만 2000개가 넘는 자발적인 칭찬 메시지가 작성됐다. 특히 칭찬을 하면 포인트를 쌓아 취약 계층의 난치 질환 환아 치료비로 전액 기부한다. 칭찬도 하고 기부도 하니 기분 좋은 일들의 연속이다.

필자는 강하게 확신한다. 정성이 담긴 칭찬의 조그만 냇물들이 하나둘 모여 회사에 끊임없이 흐르면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말이다. 그래서 오늘도 필자는 출근길에 웃음을 머금고 스스로 질문을 해본다. “이번 주 내 마음속에 담길 칭찬 주인공은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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