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골프 메이저 대회가 11년 만에 ‘골프 성지’로 돌아왔다.
22일(한국 시간) 시작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IG 여자오픈(총상금 900만 달러)은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파72)에서 열린다. AIG 여자오픈(과거 브리티시 여자오픈)이 이곳을 찾는 것은 2007년과 2013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라는 의미 외에 올드 코스 개최라는 특별한 의미가 더해져 참가 선수와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링크스 코스에 어울리게 대회 기간 비바람 예보도 있다.
골프 팬들이 기억하는 가장 최근의 올드 코스는 2022년이다. 제150회 디오픈이 이곳에서 열렸는데 올드 코스에서 개최되는 디오픈이 사실상 마지막인 타이거 우즈(미국)는 관중의 기립 박수 속에 눈물의 작별 인사를 했다.
이번 시즌 메이저 왕좌는 한미일의 싸움이었다. 지난 4개의 메이저 트로피 가운데 일본이 2개, 한국과 미국이 1개씩을 가져갔다. 4월 셰브런 챔피언십을 넬리 코르다(미국)가 제패했고 6월 끝난 US 여자오픈에서는 사소 유카(일본)가 우승했다. 같은 달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은 양희영이, 7월 에비앙 챔피언십은 후루에 아야카(일본)가 챔피언이었다.
양희영은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 선수와 1타 차의 공동 4위로 마친 아쉬움을 올드 코스에서 우승으로 씻으려 한다. 이밖에 고진영·김효주·신지애·유해란·최혜진·안나린·임진희·이미향·김아림·김인경·김세영·신지은으로 이번 대회 한국 군단이 꾸려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 선수는 아무도 출전하지 않는다. 세계 랭킹 상위 등 출전 자격이 되는 선수가 몇몇 있지만 이들은 같은 기간 열리는 국내 메이저 대회에 참가한다. KLPGA는 과거 소속 선수들의 해외 투어 출전을 1년 3회로 제한했다가 2022년 정부의 시정 권고에 제한을 풀었다. 대신 국내 메이저와 일정이 겹칠 때 해외 투어 대회에 나가는 경우는 제재하기로 했다. 선수의 메인 스폰서가 주최하는 해외 대회일 경우에는 따로 검토해 출전을 허용할 수 있지만 그 외에는 최대 10개의 KLPGA 투어 대회 출전 정지와 범칙금(10만~1억 원)이 부과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5월 이후 주춤하기는 해도 시즌 6승을 자랑하는 세계 랭킹 1위 코르다, 올림픽 금메달로 LPGA 명예의 전당 입회 조건을 채운 리디아 고(뉴질랜드), 앞선 4개 메이저에서 우승 한 번을 포함해 톱 20에 세 번 든 후루에 등이 한국 군단의 시즌 2승을 위협할 경쟁자로 꼽힌다.
18일 끝난 ‘메이저 전초전’ 스코티시 여자오픈에서는 로런 코글린(미국)이 15언더파로 우승해 상금 4억 원을 챙겼다. 데뷔 첫 승 뒤 3주 만에 1승을 추가했다. 파리 올림픽 은메달의 주인공 에스터 헨젤라이트(독일)가 11언더파 단독 2위이고 고진영은 7언더파 공동 6위에 올라 두 달 만에 톱10 성적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