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울산시의회 파행에 사무처장 교체…문책성 인사

의장 선거 때 규정 숙지 못해 '무효표 논란' 빌미 제공

울산시의회(왼쪽)와 울산시청 전경. 사진제공=울산시울산시의회(왼쪽)와 울산시청 전경. 사진제공=울산시




울산시의회가 의장 선거로 파행을 이어가는 것과 관련해 의회사무처장을 교체하는 문책성 인사 조처를 단행했다.



울산시는 제8대 울산광역시의회의 조속한 정상 운영을 위해 오는 26일 자로 고위 공무원을 시의회로 파견하는 인사 발령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발령은 제8대 울산광역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 의장선출결의효력정지 신청 및 인용 등으로 후반기 의사일정이 차질을 빚음에 따라,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유능한 직원이 필요하다는 시의회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인사는 시와 시의회가 소속 고위 공무원을 상호 파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선 박순철(2급) 울산시 시민안전실장이 시의회로 파견돼 의회사무처장직을 수행한다. 현재 황상규(2급) 시의회 의회사무처장은 울산시로 옮겨 정책기획관을 맡는다. 서영준(3급) 시 정책기획관이 공석이 되는 시민안전실장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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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이 자리를 바꾸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2급인 황 청장이 3급이 맡던 자리로 옮겨가는 셈이어서 사실상 ‘좌천성 인사’로 평가된다.

울산시는 “후반기 의사일정 운영 차질로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고,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유능한 직원이 필요하다는 시의회 요청을 받아들여 행정 능력과 경험이 풍부한 고시 출신 간부 공무원을 파견하게 됐다”며 “의회 전입자의 보직은 의장 선거 파행에 대한 조사 일정 및 파견 요청 사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여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6월 25일 본회의에서 시작됐다. 제8대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뽑는 선거가 치러진 본회의에 재적의원 2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1·2차에 걸친 두 차례 투표에서는 정확히 11대 11로 안수일(국민의힘·남구 제1선거구)과 이성룡(국민의힘·중구 제3선거구) 양 후보로 표가 나뉘었다. 이어진 3차 결선 투표에서도 여전히 11대 11이 나왔는데, 이때 이 후보를 뽑은 투표지 중 기표란에 기표가 두 번 된 1장이 발견됐다.

당시 시의회는 선거관리위원회 해석 등을 토대로 해당 투표지가 유효하다고 판단했고, ‘결선투표 결과 득표수가 같을 때는 최다선 의원을 당선자로 한다’는 울산시의회 회의 규칙 조항에 따라 이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회의 규칙보다 우선시해야 하는 ‘울산시의회 의장 등 선거 규정’에는 ‘기표가 2개 된 투표지는 무효’라는 조항이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안 의원은 이를 근거로 의장 선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은 지난 9일 그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를 두고 ‘의회사무처가 본회의 중 규정과 조항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제기됐다.


울산=장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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